그림책 [네모]는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사람이나 건물, 나무와 숲이 나오지 않습니다. 0.1밀리밖에 안 되는 아주 가는 선으로 그린 네모와 얇은 선과 그 선들로 만든 면과 몇몇 동그라미로 모든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바위절벽, 바다, 가시, 폭포, 나무, 꽃밭, 화산이 모두 그렇게 그려서 생긴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예술가들이 쓰는 말로는 ‘구성’에 가까운 그림입니다.
이것들은 또 색종이를 가위로 툭툭 잘라냈을 때 생기는 모양이기도 합니다. 어떤 모양을 만들려고 색종이를 가위로 잘라 보셨나요? 모양을 만들고 나서 바닥에 떨어진 색종이 조각들을 본 적 있나요? 알록달록하고 작은 종이들이, 누가 그렇게 만들고 싶어서 만든 것도 아닌데 아름답게 펼쳐져 있습니다. 작가는 이 모습들을 이리저리 짜 맞춰 매우 낯설고 새로운 사물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림책 [네모]를 보는 사람들은 이제 색종이 조각만 갖고도 수많은 사물을 만들어 낼 줄 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