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수학자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프랑스 수학자이자 필즈상 수상자인 세드릭 빌라니의 『살아 있는 정리』(원제:Theoreme vivant)는 하나의 수학 정리가 완성되는 과정을 생생하고 열정적으로 그려낸 자전 에세이다. 이 책은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빌라니 교수에게 필즈상을 안겨준 연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세드릭 빌라니가 수학계의 오래된 악마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던 2008년 3월 프랑스 리옹에서부터 시작된다.
여기서 일반 대중에게 중요한 것은 세드릭 빌라니가 증명한 수학적 내용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저자도 그것을 감안한 듯, 자신과 공동으로 연구한 클레망 무오와의 대화와 이메일에서는 수학자들 간의 실제적인 대화를 있는 그대로 리얼하게 노출시키는 한편으로, 그 외의 부분들에서는 최대한 대중들에게 수학을 쉽게 설명해주려고 애쓰고 있다. 대개들 수학자라고 하면, 아침에 눈떠서 밤에 잠들 때까지 오로지 수학만을 생각하는 괴팍한 수학자를 떠올릴 테지만, 이 책에서 실상 눈앞에 펼쳐지는 수학자의 일상은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평범하고, 매우 역동적인 방식으로 정적인 일상이다.
수학 정리가 완성되는 과정은 지그재그식의 혼란스러운 길을 닮았다. 위대한 수학자들의 초상이 리드미컬하게 등장하는가 하면, 현기증 나는 방정식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그의 수학은 어렵지만, 세드릭 빌라니만큼 미열에 들떠서, 열정적으로, 그리고 서정적으로 수학을 얘기하는 수학자는 드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