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와 죄의 감정에 대한 탐색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과 깊이 관련된다. 나는 수치심과 죄책감에 대해 깊이 분석할수록 매우 기이한 느낌을 갖게 되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니라 우리의 감정이 과연 어떤 의미에서 우리 자신의 감정으로 이해될 수 있는지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서 죄와 수치의 감정이 그 어떤 다른 감정들보다 더 인상적인 방식으로 우리 안에 존재하는 ‘타자’의 존재를 말해 주고 있음을 주장하려고 한다. _본문에서
오랫동안 서양철학의 주역은 이성이었다. 반면 감정은 비합리적인 것으로 밀려나, 이론을 통해 일반화가 가능하지 않은, 그야말로 무정형의 사태라는 통념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21세기에 이르러 감정론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심리학이나 영미철학의 약진 덕이다. 이 책은 여러 감정 중 수치심과 죄책감이 어떻게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되는지 심층 탐색한다. 근원적으로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이 책은 『수치심과 죄책감』(2013)의 아카데미판입니다.*
Contents
감사의 글 4
나는 왜 수치심과 죄책감을 탐색하게 되었는가 9
1부 죄책감의 구조와 유형
운명으로서의 죄 25
죄책감의 역사성 | 자연과 인간의 거대한 교환 | ‘오이디푸스’의 운명과 비극의 탄생
비극적 죄의 문제 51
비극적 죄 | ‘신들의 법’과 ‘인간의 법’ | 법이 지배하는 세계란?
죄책감의 계보론 73
니체는 왜 정서의 문제에 주목했는가?기독교와 유대교의 정서론적 비판 | 계보론과 조상에 대한 죄책감 | 금욕주의의 문제 | 약속과 등가교환, 잔인함의 정서 | ‘생성의 무죄’
죄와 불안?죄의 관점에서 본 ‘불안의 개념’ 117
키르케고르의 유혹 | 죄와 불안, 자유 | 수치의 불안과 정신 | 원죄에 대한 해석 | 죄의 문화와 비기독교 세계 | 실존의 새로운 지평들
죄와 양심 162
존재로부터의 사유, 정서와 기분 | 불안과 죄, 양심 | ‘양심의 부름’과 실존
2부 수치심의 구조와 유형
수치, 그 신체성과 ‘가면’ 179
간략하게 살펴본 수치의 개념사 | 신체 수치와 성적 충동 | 신체 수치는 규범의식의 발생적 기원인가 | 수치에 대한 셸러의 인간학적 이해
사회적 감정으로서의 수치 221
수치심은 사회적 감정인가 | 사회적 수치와 신체 수치, 자긍심 | 사르트르의 타자존재 | 남은 문제들
수치 문화, 죄의 문화 265
수치 문화, 죄의 문화?무엇이 문제인가 | 비교문화론적 시각의 한계
문명화의 과정은 수치 감정을 강화했는가?엘리아스와 뒤르의 논쟁 288
정서와 감정의 통제, 문명화의 과정 | ‘정서경제’의 근대화 과정 | 새로운 쟁점들
3부 정서의 경제, 감정의 문법
정서의 경제 317
자연주의와 인지주의 329
정서론과 역사적 인간학 340
사건으로서의 인간존재?정서론의 관점에서 | 무의 정서와 의지
비극적 인식, 사라진 세계에 대한 하나의 고찰 354
내 안의 타자 367
참고문헌 381 주 395
찾아보기 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