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을 감상하고 예술을 사유하다”
읽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
느끼고 감상하는 사상의 즐거움
사상은 머릿속이 아니라 우리 눈앞에 존재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말은 철학의 제1원리로 불리며 오랫동안 사상의 세계를 대표해왔다. 이 말은 사상이란 철학자와 선구자 들이 생각 끝에 내놓은 관념적인 무언가임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듯하다. 우리는 이처럼 사상을 머릿속의 작용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보이거나 들리는 것 혹은 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우리는 사상을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으로 취급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사상이란 신기루일 뿐일까?
이 책의 저자는 사상은 관념적인 것이 아니며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뉴턴은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을 깨달았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진리는 머리로 생각하기 이전에 눈에 보이는 것이다. 사상도 그렇다. 그리고 사상의 물질성은 예술을 통해 비로소 드러난다. 이 책은 25명의 사상가와 예술가를 언급하며 숨어 있는 그들의 공통점을 찾는다. 그리고 그 공통점을 바탕으로 예술작품을 통해서 난해한 사상이나 형이상학적 개념에 접근한다.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경험과 맞닿아 있는 예술은 머릿속에서 어렴풋하게 떠돌던 현대사상을 현실에 현상해낸다.
Contents
서문: 예술작품을 보고 듣고 만지며 현대사상을 느끼다
변화의 징후는 철학이 아닌 예술에서 먼저 나타난다 / 마르크스와 쇤베르크, 하버마스와 브뤼헐, 이들의 공통점은? / 철학의 모델은 언어가 아닌 이미지 / 진정한 소통의 모델은 일치가 아닌 불일치 / 추상적 개념을 경험의 차원에서 구현하다
현대사상을 보다
삶의 본질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키르케고르와 뭉크
뭉크 그림에 나타난 삶의 본질, 불안 / 불행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닌 받아들여야 할 운명 /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선택만이 있을 뿐 / 미적 단계에서 윤리적 단계로, 그리고 다시 종교적 단계로 / 진리란 내가 그것을 위해서 죽고 또 살 수 있는 것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의식을 현상하다: 후설과 피카소
피카소, 현상학을 그리다 / 우리가 감각하는 모든 것은 우리 의식 안에 있다 / 의식은 항상 무엇인가를 지향한다 /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괄호 속에 넣어라 / 진리는 상상에 의해서 롭게 발견된다
통념을 넘어서기 위한 혁명적 시도: 레닌과 말레비치
말레비치는 왜 추상화를 포기해야 했을까? / 근대 자본주의 사회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 사이비 유물론인 ‘경험비판론’을 공격하다 / 철학은 정치에 복무한다 / 추상과 구체를 결합시킨 변증법적 방법론의 초석을 놓다
참된 현실은 약자의 눈으로 바라볼 때 드러난다: 루카치와 졸라
자연주의 소설 속에는 현실이 없다 / 진리는 프롤레타리아트의 관점에 설 때 보인다 / ‘문제적 개인’을 통해서 근대사회의 이중성을 드러내다 / 총체성은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의식을 통해 실현된다
인위적 논리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비트겐슈타인과 에스허르
떨어진 물이 다시 위로 올라가는 가상의 논리 세계 / 세계는 그림이다 /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 / 언어는 게임이다 / 정보이론에서 소통이론으로
고흐의 구두는 세계를 담고 있다: 하이데거와 고흐
고흐가 구두를 그린 까닭은? / 존재자와 존재는 완전히 다르다 / 세계는 사물이 아닌 도구로 이루어져 있다 / 인간이라는 현존재는 죽음의 존재 / 예술은 은폐된 존재의 모습을 드러낸다
파편화된 대도시의 모습에서 진리를 찾다: 베냐민과 아제
사진은 예술이다 / 예술작품에서 더 이상 아우라를 찾을 수는 없다 / 복제기술의 핵심은 복제가 아닌 변형 가능성 / 초현실적인 공간 속의 도시인 / 진리란 비극적인 것이다
예술은 계몽주의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출구이다: 아도르노와 퇴폐 미술전
나치의 ‘퇴폐 미술전’이 오히려 퇴폐 미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다 / 다시 신화의 세계로 되돌아간 계몽주의의 운명 / 살아 있는 것들을 죽은 사물처럼 취급하는 태도 / 예술이 세상을 구원하리라
다른 사람의 시선은 나에게 지옥이다: 사르트르와 마네
올랭피아의 시선은 왜 부담스러울까? / 말은 소통의 수단이 아닌 단절과 절망의 표현 / 없음은 있음에 대한 부정 / 우리는 우연히 같은 버스를 탄 사람들일 뿐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점: 매클루언과 와이어스
크리스티나가 보는 세계와 관람객이 보는 세계 / 미디어는 메시지이다 / 쿨미디어와 핫미디어 / 진원지가 없는 정보, 인터넷 미디어를 예견하다
갈등이 아름다움을 만든다: 리오타르와 인상주의
선을 깨뜨리고 색을 취하다 / ‘재현할 수 없는 것’의 재현 / 담론 대 형상 / 통합이 아닌 분쟁을 향한 정치
반복이 만들어낸 주름의 아름다움: 들뢰즈와 렘브란트
바로크에는 있고 고전주의에는 없는 것 / 다른 모든 것과 절대적으로 다른 나 / 차이는 반복의 결과
일상의 합리성이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하버마스와 브뤼헐
현실에는 소실점이 정해져 있지 않다 / 인식의 바탕에는 관심이 놓여 있다 / 언어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호이해 / 식민지화된 생활세계를 해방시켜라
욕망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가상의 세계를 만든다: 보드리야르와 거스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그림 / 디즈니랜드의 바깥은 현실세계라고 할 수 있을까 / 시뮬라크르의 세계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 어떻게 기호화되느냐에 따라 경제적 가치가 달라진다
세상에 진실한 목소리는 없다: 데리다와 스티글리츠
사진은 현실의 목소리가 아니다 / 실체가 없는 로고스는 인플레이션에 빠진다 / 바야흐로 오늘날은 문자의 시대이다 / 현실은 조작되었다 / 아직도 남아 있는 음성중심주의의 망령
현대사상을 듣다
주어진 법칙을 넘어 새로운 법칙을 세우다: 마르크스와 쇤베르크
외부로부터 주어진 어떤 전제도 거부하다 / 노동에 대한 왜곡된 관념을 비판하다 / 고전경제학의 비일관성을 폭로하다 / 근대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사상을 제시하다
가치 전복이 진정한 나를 만든다: 니체와 바그너
불협화음이 이끌어나가는 혁명적 음악 / 허무주의는 허무한 것이 아니다 / 신이란 거대한 속임수의 산물일 뿐 / 진리란 여성이다 /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힘을 긍정하는 것
중요한 것은 의식하지 못하는 곳에 있다: 프로이트와 루솔로
축음기와 정신분석학의 공통점은? / 히스테리 연구에서 정신분석학이 탄생하다 / 꿈은 현실세계의 또 다른 모습이다 / 나의 참모습, 익숙하지만 낯선 존재
삶은 계량화할 수 없다: 베르그송과 영
하나의 음이 음악이 될 수 있는가 / 날아가는 화살은 날아가지 않는다 / 세상은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 / 이미지와 ‘비결정성의 시대’ / 몸이 곧 프레임이다
현대사상을 만지다
관계에 따라 의미도 달라진다: 소쉬르와 피카소
자전거의 핸들이거나 황소의 뿔인 것 / 언어란 상품과 같이 가치를 지닌다 / 언어의 자의성은 변별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 / 언어의 주체는 사람이 아닌 구조
낭비와 에로티시즘이 인간을 구원하리라: 바타유와 추미
낭비가 아름다움이 될 수 있을까? / 엄숙한 철학적 사유는 찌꺼기를 남기지 않는다 / 변증법을 뒤집다, 주인의 무모한 행위를 옹호함 / 에로티시즘은 ‘작은 죽음’이다
인간 내면의 역설적인 본능은 무엇이 제어하는가: 라캉과 허스트
썩은 소의 머리에 눈길이 가는 이유 / 자아란 실체가 아닌 허구다 / 무의식은 언어와 더불어 만들어진다 / 내가 나라고 믿는 것은 거울 속에 비친 가짜의 모습일 뿐 / 상징계 너머 실재의 세계로
몸을 위한 예술, 몸을 위한 활동: 메를로퐁티와 로댕
시각예술은 눈을 위한 예술이 아니다 / 현상은 객관과 주관의 합작품 / 무엇을 현상하느냐에 따라 다른 삶을 살게 된다 / 모든 체험의 근원은 몸 / 눈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몸을 위한 디자인
휴머니즘은 허구다: 알튀세르와 브라만테
원근법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 휴머니즘은 마르크스가 폐기한 문제틀 / 사회는 모순이 아닌 중첩결정에 의해서 설명할 수 있다 / ‘나’라는 주체는 이데올로기의 효과에 의한 허구적 상상물
아는 것은 곧 권력이다: 푸코와 르코르뷔지에
대도시의 공간이 격자 모양으로 구획되는 이유는 / 권력은 보이지 않는다 / 권력은 담론을 필요로 한다 / 지식의 고고학으로부터 권력의 계보학으로 / 훈육은 권력의 또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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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Author
박영욱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칸트 철학에서의 선험적 연역의 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회철학에 대한 관심에서 철학에 입문한 이후 문화와 예술의 영역으로 관심의 지평을 확대하여 대중음악과 예술사, 특히 매체예술 분야에서 폭넓게 공부를 하였으며, 지금은 건축 디자인의 방면에서 그 사회철학적 의미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매체, 매체예술 그리고 철학』(문광부 우수학술도서), 『철학으로 대중문화 읽기』, 『고정관념을 깨는 8가지 질문』 등이 있으며, 「이미지의 정치학―리오타르의 ‘형상’과 ‘담론’의 이분법」, 「시각 중심적 건축의 한계와 공간의 불투명성」 등 매체 및 매체예술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칸트 철학에서의 선험적 연역의 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회철학에 대한 관심에서 철학에 입문한 이후 문화와 예술의 영역으로 관심의 지평을 확대하여 대중음악과 예술사, 특히 매체예술 분야에서 폭넓게 공부를 하였으며, 지금은 건축 디자인의 방면에서 그 사회철학적 의미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매체, 매체예술 그리고 철학』(문광부 우수학술도서), 『철학으로 대중문화 읽기』, 『고정관념을 깨는 8가지 질문』 등이 있으며, 「이미지의 정치학―리오타르의 ‘형상’과 ‘담론’의 이분법」, 「시각 중심적 건축의 한계와 공간의 불투명성」 등 매체 및 매체예술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