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는 바닷물이 점점 차오르고 있었습니다. 물이 차올라서 살던 집이 물속에 잠겨 버리면 잠긴 집 위에 새로 집을 짓습니다. 그 집이 또 잠기면, 그 위에 또 새집을 짓습니다. 이렇게 해서, 마치 나무 상자를 몇 개씩이나 쌓아 올린 듯한 집이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이 집에서 홀로 외롭게 살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삼 년 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는 아침에 일어나면 집 한가운데에 있는 낚시터 뚜껑을 열고 물고기를 잡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살아있었을 때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헤엄쳐 갈 때마다 어느 집에나, 어느 집에나 추억이 남아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바닷속 집』은 가족의 소중한 추억을 담담하게 들려주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일깨워 주는 그림책입니다. 차오르는 바닷물 때문에 한 층 한 층, 집을 쌓아 올린 할아버지. 한때 할머니와 자식들과 행복하게 살았으나 이제는 혼자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드는 외로운 날들에 익숙해지고 있던 그는 어느 날, 물속에 빠트린 연장을 찾기 위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며 옛날에 살았던 집마다에서 소중한 추억 하나씩을 떠올리게 됩니다.
일본 서점가에서는 이 책을 위한 특설 코너를 설치했으며, 프랑스 ‘앙시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2008’에서는 〈앙시크리스털 상(최고상)〉과 〈아동심사위원상〉을 동시에 수상한 바 있습니다. 더불어 제12회 히로시마국제애니메이션 부문 대상 등을 비롯해 일본 국내외 12개 영화제에서 19가지의 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상 역시 수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