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구두 가게

허허 아저씨는 나쁜 일이 일어나도' 허허 그것 참' 하시는 분이시죠. 허허 아저씨는 구두를 만들어요. 그런데 구두가게는 늘 비어 있어요. 구두를 너무 튼튼하게 만들어서 한번 찾는 손님은 평생 찾질 않죠. 어느날이에요. 눈썹 위에 왕방울 만한 사마귀가 있으신 할아버지가 손주 구두를 사러 오셨어요. 겉모습은 허름해 보였지만 할아버지를 믿고 비싼 구두를 선뜻 내어주셨어요. 손주한테 맞으면 그 때 돈을 주셔도 된다고요. 그런데 할아버지가 가고 난 자리에 보따리 하나가 있네요. 허허 아저씨는 보따리를 고이 간직하고 할아버지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도 할아버지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 상자안에 황금이 가득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허허 아저씨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래서 새벽부터 구두 가게를 열어 놓고 할아버지를 찾아 돌아다닙니다. 가게는 주인 없이 구두가 더 잘 팔리고, 주인 없는 신기한 가게로 유명해지기까지 합니다. 모두들 주인 없이 잘 팔리는 구두 가게가 신기하기도 하지만 정성스레 만들어진 구두를 좋아하게 된 거지요.

모든 일에 '허허' 하며 웃는 허허 아저씨의 넉넉한 이야기속으로 들어가 보세요. 허허 아저씨의 사람을 믿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바른 마음씨가 어떤 복을 받는지 한번 기대해 보세요. 이 그림책은 창작집『작은 그림책』에 실린 작품을 그림책에 맞게 재구성한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정답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순박하고 따뜻한 우리 그림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