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 글을 읽고 자기의 고민과 겹쳐놓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생 문학평론가가 선보이는 비평의 도발과 도약
선우은실 첫 평론집
문학평론가 선우은실의 첫 평론집 『시대의 마음』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2016년 경향신문에 이장욱론이 당선되며 비평활동을 시작한 선우은실의 데뷔 7년 만의 첫 책이다. 동시대 한국문학의 첨단에 위치한 1990년대생 젊은 비평가의 단단한 결실을 이 한 권에 오롯이 담았다. 소설 비평과 시 비평의 경계를 자재하게 넘나들며 섬세하고도 과감한 평론을 제출하는 것은 물론, 문학 제도와 문학장에 이르는 폭넓은 시야로 하여금 논쟁적인 담론을 생산해내기도 하는 선우은실. 평론가 양경언의 표현을 빌리자면 ‘치열해서 애틋’할 뿐 아니라 ‘터프함’까지 두루 갖춘 전방위적 평론가의 탄생을 우리는 『시대의 마음』에서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난해한 이론에 기대기보다 삶의 실제에 더 밀착하여 시대와 문학을 읽어내는 선우은실의 글쓰기는 그러기에 더욱 독자들의 마음속에 깊이 침투한다. 때로는 에세이를 읽는 듯 요철 없이 흡수되는 그의 문장은, 손쉽게 개념어로 이름 붙여 통칭하기보다 자신만의 언어로 시대와 문학을 대면한 대화의 흔적에 다름 아니다. 더불어 그 진실한 대면은 때때로 자기 자신조차 부정할 수 있다는 터프함, “잘못된 채로 고수하는 것보다 언제고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가정하는 편이 유연하다”(520쪽)는 쇄신으로까지 나아가기에 더욱 믿음직스럽다. 이 진실한 평론가가 그려내는 ‘시대의 마음’이 ‘문학이 가진 역사적 상상력’으로 도약하는 순간과 한국문학이 신생하는 새로운 에너지로 이 책은 빼곡히 채워져 있다.
저마다 시대와 대결하는 개인으로서 삶을 꾸려나가는 것이겠고, 또 내 시대 내 욕망만 특별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서로 다른 역사를 지닌 인간들이 지금이란 동시대를 살면서 어떤 뒤엉키는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 나는 문학을 통해 알고 싶었고 또 자신의 것에 대해서도 살피고 싶었다. 그런 시대의 마음이 결국 내가 한 시절의 비평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었으리라. _「책머리에」(6쪽)
Contents
책머리에
1부 시대 감각
오늘날의 시와 비평의 가능성-자신의 비평에 대한 소고
기후 위기와 문학이라는 서사/시나리오
약자-되기로서의 개인적 정치성과 에세이라는 언어 형식
‘자기’라는 헤테로토피아, 내면의 장소화-강성은, 김행숙, 이수명의 시를 중심으로
‘쓰기’와 실천적 문학 행위-박민정의 『서독 이모』
reset의 조건 re-set의 태도
외부적 조건과 노동, 노동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하여-김혜진의 『어비』와 『9번의 일』을 중심으로
노동을 해보았느냐고-시에서 노동 읽기
생활 전선 보고서-최지인의 『나는 벽에 붙어 잤다』를 중심으로
2부 젠더 비평
페미니즘-비평이라는 태도
우리가 우리의 문제에 대해 말할 때 필요한 것-‘당사자성’을 중심으로
세계적 위기의 공통 감각 위에서 읽는 질병 시대의 여성 서사-이주혜의 「자두 도둑」과 이현석의 「너를 따라가면」 읽기
엄마 되는 상상력, 여성의 자기서사 이해하기-한지혜의 『물 그림 엄마』
우리의 자리-조우리의 『내 여자친구와 여자 친구들』
○○문학을 말하다-페미니즘으로 시 읽기
누가 무엇을 보는가: 역사가 되는 일-이소호의 『캣콜링』과 주민현의 『킬트 그리고 퀼트』를 중심으로
여성 시의 분절적 언어성-백은선의 시를 중심으로
보(이)는 자-되기: 전시성(展示性)의 전략-이소호의 『캣콜링』을 읽는 한 방법
‘아버지’ 세계와 ‘어머니’적인 것을 바라보는 두 공통 감각에 대하여-페미니즘과 문학
3부 나와 비평
다시 문학과 제도 구축에 대한 지금부터의 질문들-문학과 노동/등단/매체 그리고 개선할 ‘문학 제도’에 대하여
잡지를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문예지와 매체 감수성의 변화에 대한 단상
해설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작품 해설과 소통 가능성
‘문학성’과 문학비평
4부 시대 마음
정강이를 부러뜨린 아이는 난파된 배의 조타수가 되어
조난자를 밝은 곳으로, 밝은 곳으로-최현우의 『사람은 왜 만질 수 없는 날씨를 살게 되나요』
축적 불가능한 시대의 마음-김금희론
나를 망친 것, 내가 망쳐야만 했던 것, 그리고 나-이주란론
좋은 사람 되는 방법-조우리의 『팀플레이』
lim부정(否定)의 프레임n-이장욱의 『기린이 아닌 모든 것』과 『천국보다 낯선』을 중심으로
비 오는 밤의 저편-백수린의 「시간의 궤적」
대담 | 선우은실×양경언
치열해서 애틋한
Author
선우은실
199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공저 『끝없이 투명해지는 언어』가 있다.
199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공저 『끝없이 투명해지는 언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