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여자교도소 안에 있는 미용실.
복역수이자 미용사인 하루와 그를 찾아온 여성들의 ‘재생’ 이야기.
복역중에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수감자 고마쓰바라 하루. 그는 여자교도소 안에 있는 미용실에서 직업 교육의 일환으로 일반손님들의 머리를 자르고 있다. 그러나 그가 일하는 교도소 안의 미용실은 일반적인 미용실과는 조금 다르다. 여성손님만 이용이 가능하며, 스마트폰 및 전자 기기의 반입은 어렵다. 머리를 하는 긴 시간 동안 미용사와는 소소한 잡담조차 나눌 수 없다. 무엇보다 이 미용사는 미용사이기 앞서 수감자. 어떠한 중죄를 저지른 수감자인지 모른 채 날붙이를 쥐어주고 머리를 맡긴다는 것은 사뭇 떨리기도 하다.
보통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미용실에 남다른 사연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온다. 27개월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잡지 기사 아시하라 시호. 더 이상 머리카락이 없어진 미모의 모델. 남편과 친구들을 모두 떠나보낸 일흔여덟의 스즈키 기미코. 그리고 하루의 죄를 미워하되 하루를 사랑하는 언니 고마쓰바라 나쓰까지. 이들은 머리를 자르며 비로소 자신이 바라는, 새로운 모습을 깨닫는다.
"어떤 한 가지가 잘 풀리지 않으면 그뒤의 여러 가지 일도 연쇄적으로 엉켜버리곤 하죠.
그래서 모든 게 잘 풀리지 않을 때 한꺼번에 전부를 생각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뒤엉키곤 해요.
그러니까 반대로, 먼저 하나만이라도 정하고 해결하려 해보면
다른 일들도 덩달아 잘 풀릴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요." _39쪽
“과거를 잊으려고 머리를 자르는 사람이 있어요.
과거를 잊지 않으려고 머리를 계속 기르는 사람도 있고요.
그렇다면 과거를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머리를 곁에 두는 사람이 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_77쪽
천장부터 벽까지 온통 푸른 하늘이 그려진 ‘푸른 하늘 미용실’. 이곳의 미용사로서 거울 앞에 선 하루의 사연은 무엇일까. 그는 담장 너머 어떤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