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아빠와 가족사진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좋아한다. 둘은 널따란 벽을 가득 메운 사진을 보며 한 걸음 옆으로, 또 한 걸음 옆으로 즐거운 이야기를 이어 간다. 주인공은 대단했던 그들의 삶을 상상하는 일이 재미있다. 경찰의 자랑이었던 앙구스 삼촌, 용감했던 도리스 고모, 언제나 홀로 맨 앞에서 달렸던 챔피언 티보 삼촌, 작은 몸으로 별에 다녀온 유키 고모까지. 그리고 플랩 형식으로 되어 있는 오른쪽 페이지를 열면 독자에게만 들리는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방관 동료들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도리스 고모의 이름을 불렀던 이유는 무얼까. 스쿠터 삼촌이 돌보는 양들은 어째서 언제나 즐거웠을까. 팔락 넘어간 책장 뒤에서 깃털처럼 날아드는 웃음이 번번이 우리를 간질이고, 다음 이야기가 점점 더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