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시인선 67번째 시집이 새 봄 새 선을 보인다.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김윤이 시인의 두번째 시집 『독한 연애』가 출간된 것. 첫 시집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이 2011년 3월에 출간되었으니 마친 계산이나 한 듯 햇수로 딱 4년 만이다. 첫 시집과 두번째 시집이 우연찮게 4년 간격으로 나온, 올해 등단 8년 차를 맞이한 마흔의 이 여성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 물고 늘어진 것은 제목에서도 어림짐작할 수 있듯 그 무시무시한 이름의 ‘사랑’, 그것도 ‘독한’ 이름의 ‘연애’.
총 4부로 나누어 전개되고 있는 이번 시집은 ‘시’라는 어떤 장르적이면서 형식적인 틀로부터 되도록 멀리 벗어나 있음과 동시에 계산기라고는 도통 눌러댈 줄 모르는 시라는 생겨먹음 그 자체의 울림으로 그 메아리가 크고 굵고 또 아프다. 한 편의 완성도를 가장한 시의 빤함으로부터 멀리 에둘러가는 시의 더딤, 그 말의 회복 속에서 새로이 배우는 사랑의 언어들은 때론 불편하기도 하지만 때론 그 민낯의 발가벗음으로 우릴 또 순간순간 무릎 꺾게 한다. 절대적인 정복의 말 됨. 그 윤리라는 이름의 진리. 김윤이의 시는 어떻게 규정지을 수 있는가. 시인의 혀가 더듬거릴 수 있는 때론 활발했다가 때론 과묵했다가 때론 용감함을 가장한 솔직함은 ‘말씀’과 ‘말씀의 허세가’ 난무하는 현대 시단에서 또다른 종류의 꿈틀거림으로 제자리에 위치해 있다. ‘꽃잎이 흩날’림이 곧 ‘포탄이 떨어지는’ 순간으로 기록되는 아픔.
Contents
시인의 말
1부 내가 어떻게 너에게로 가는가
사랑에 대한 변론
유하
스란
연목
피다, 질투의 향기
바다행 주형을 뜨다
실화
식물성 실연(失戀)
설화
불이
새의 몸짓
사랑을 둘러보다
국수
2부 내가 사는 세상
붉은 꽃, 백일
유희
상사
사랑
Eve
여럿 그리고 하루의 실낙원
모든 여자의 이름은
꽃잎이 흩날리는, 포탄이 떨어지는
방(榜), 수영의 텍스트를 읽는 나
비자흔
곡
개안
인상
배타적 영역, 도시
3부 개인적 고독
루시와 나의 성(性)
왈츠 추는
바벨의 애인
자화상
네펜테스믹스타
어제의 세계
그래, 그래, 그때가 성하였어
그때 내가 당신을 더이상 꿈꿀 수 없을 때
새먼핑크(salmon pink), 우리는 누구나의 연인
프로필
겨울 혼선
연애가 연애를 할 때
초록별의 전설
양초의 기원
4부 비극적인, 혈육 같은,
당신이 옆에 없는 포도밭 반나절
기브 미 더 머니
그 모(母)와 딸
동지
다음달에 성에 눈떠?
오래된 사랑처럼 흘러가다
바지니슴, 내 사랑의 방
사랑의 근원
몽염
눈 온 뒤
등꽃이 필 때
내가 본 적 없는 풍경
미귀(未歸)
사랑을 향한 변론
해설 | 화양연화, 그녀가 떠날 때
| 김영희(문학평론가)
Author
김윤이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교와 명지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 『독한 연애』 『다시 없을 말』 『여자와 여자 사이』를, 평론집 『메타버스 시대의 문학』을 썼다. 현재 강사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생활하고 있다.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교와 명지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 『독한 연애』 『다시 없을 말』 『여자와 여자 사이』를, 평론집 『메타버스 시대의 문학』을 썼다. 현재 강사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