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문화는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2,500년 동안 ‘멜랑콜리 정조’에 물들어 있었다.” 지난 10여 년간 멜랑콜리 담론 연구에 매진해온 저자 김동규는 전작 『멜랑콜리 미학-사랑과 죽음 그리고 예술』(문학동네, 2010)에서 영화 [글루미 선데이]를 안내자 삼아, 사랑과 죽음이라는 보편적 멜랑콜리의 지평에서 예술과 철학을 조망한 바 있다. 이번 책 『멜랑콜리아-서양문화의 근원적 파토스』는 『멜랑콜리 미학』의 후속편으로서, 멜랑콜리 담론을 학문적으로 집대성한 저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멜랑콜리를 서양문화의 특이성으로 규정하고, 그것의 한계 및 한국적 변용 과정을 고찰한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첫째, 지금까지 진행된 서양의 ‘멜랑콜리’ 담론을 철학적으로 재구성하고, 둘째, 멜랑콜리라는 코드로 읽힌 서양문화의 기본 얼개와 그 한계를 보여주며, 셋째, 멜랑콜리한 서양문화를 우리가 어떻게 수용하고 변용했는지를 성찰하는 것이다. 특히 서양 멜랑콜리의 한계와 그 한국적 변용에 대한 논의에서는 박동환, 김상환, 김상봉 같은 우리 철학자와 한용운, 이성복, 기형도, 진은영 같은 우리 시인들이 주요한 텍스트로 다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