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성범죄 가해자의 대부분은 아이가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하도록 강요합니다. 선물이나 대가를 주며 구슬리거나, 말을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겁을 주고, 가까운 사람에게 해를 가하겠다는 식으로 위협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자신의 감정과 정서를 다루는 데 미숙하고, 자신이 놓인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때 심각한 정서적 혼란에 빠집니다. 막연한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작가는 아이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차분하게 묘사합니다. 담백한 어조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피해 상황에 놓인 아이의 심리와 아이에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레 느끼게 됩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자신의 내면에 품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 힘을 믿고, 아이들을 지지하며,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입니다.
연일 자극적인 머릿글을 단 어린이 성범죄 보도가 쏟아집니다. 그것을 접하는 사람들은 경악할 만한 사건에 비분강개하거나, 엄벌에 처하고 사회로부터 격리시키자고 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범죄자 신상공개와 전자발찌를 둘러싼 이중처벌과 인권 논란이 잠시 일었다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린이 성범죄는 화면 속에서만 존재하는 일이 아닙니다. 특별히 운이 없는 어떤 아이만의 문제는 더욱 아닙니다. 남자아이라고 해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2013년부터는 성범죄 친고죄 조항이 삭제되고, 형법 조항에서 성폭력 범죄 피해자를 묘사하는 단어도 '부녀'에서 '사람'으로 변경됩니다. 조금 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이루어 낸 중요한 사회적 합의입니다. 아이들의 비밀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삶에 닥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하는 것이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일이 될 때, 아이들은 비로소 나쁜 비밀이 드리운 가시덤불을 벗어나 다시 웃을 것입니다.
Author
허은미,박현주
그림책과 어린이 책에 글을 쓴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글을 썼지만 아직도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가슴을 두근거리며 삽니다. 나이가 들어도 잃고 싶지 않은 건 용기와 웃음. 그런 삶을 살고 싶어 오늘도 걷고 읽고 생각하고 꿈을 꿉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우리 몸의 구멍』, 『진정한 일곱 살』, 『웃음은 힘이 세다』, 『쿵쿵이의 대단한 습관 이야기』,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 『산타 할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라면』, 『코뿔소가 달려간다』, 『너무너무 공주』, 『야옹이야, 나야?』가 있습니다.
그림책과 어린이 책에 글을 쓴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글을 썼지만 아직도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가슴을 두근거리며 삽니다. 나이가 들어도 잃고 싶지 않은 건 용기와 웃음. 그런 삶을 살고 싶어 오늘도 걷고 읽고 생각하고 꿈을 꿉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우리 몸의 구멍』, 『진정한 일곱 살』, 『웃음은 힘이 세다』, 『쿵쿵이의 대단한 습관 이야기』,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 『산타 할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라면』, 『코뿔소가 달려간다』, 『너무너무 공주』, 『야옹이야, 나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