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인공 클라라는 일주일 중 토요일 아침이 가장 행복하다. 바로 아빠를 만날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아빠를 만나는 단 20분을 위해서는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아빠가 갇혀있는 교도소까지 가야 하지만, 클라라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다. 막상 만나면 시간에 쫓겨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나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빠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이 책은 갑작스러운 아빠의 부재로 슬픔을 겪고 있는 가족을 다루었다. 책에 아빠의 죄명이 언급되지 않는 것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흔히 공감하지 못하는 고립된 상황이라는 사실이 가족과의 단절을 더욱 슬프게 그려내기 때문이다. 만 일곱 살이 된 아이라도 아빠를 만나러 감옥에 간다는 말은 쉽게 할 수 없고, 왠지 얼굴이 빨개지는 일이라는 서글픈 자각이 묘사되어 있다.
이 책은 교도소에 수감 중인 가족을 둔 어린아이에 대한 이야기다. 흔한 주제는 아니지만 소수의 가슴 아픈 슬픔이 그대로 잘 녹아 있다. 낯선 주제로 생각의 폭을 건강하게 넓혀 줄 수 있는 그림책이며, 소수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가치를 담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