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중국 소설가 비페이위(畢飛宇)의 소설집. 비페이위는 서사성, 진정성, 해학미라는 중국문학의 오랜 전통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환상성을 앞세운 문학적 실험을 구사하는 작가이다. 특히 거대한 역사의 흐름과 끊임없이 반목하는 개인적인 욕망의 결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 비페이위는, 중국문단 내에서 리얼리즘의 어법과 포스터모더니즘의 어법을, 사회주의적 가치와 자유주의적 가치를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가에 속한다.
비페이위의 이번 소설집에는 과거와 비루한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경극 여배우의 신산한 삶을 그린 표제작 「청의」를 비롯한 세 편의 소설을 수록하고 있다. 저자응 주제를 드러내는 정교한 전개와 자유분방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감각으로 전통과 첨단, 동양과 서양을 잇는 문학적 가교를 넘나든다. 이 책을 통해 현실과 판타지, 인간 내면에 자리한 근원적인 아픔과 상처의 엘레지로 가득 찬 드라마틱한 서사를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