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 속으로 들어간 그 여자의 행적을 뒤쫓는다. 그녀는 “쓰여지지 않은” 책 속에서 새처럼 날아오르고, 강과 물과 강둑의 기억에 귀를 기울이고, 프라하에 내리는 밤에 귀 기울이고,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모든 말과 사물 속에 깃든 언어의 숨소리를 듣는다.
작품의 제목 ‘La Pleurante des rues de Prague’에서 ‘La Pleurante’라는 말은 무덤 앞에 조각하여 세우는 ‘상복 차림의 눈물 흘리는 여인상’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러나 소설 속의 여자는 무덤 앞에서 꼼짝 않고 서 있는 것이 아니라 프라하의 거리거리를 울면서 돌아다닌다. 그녀의 뒤를 쫓으며 우리는 어두운 역사의 자취가 찍힌 거대한 무덤과도 같은 프라하의 거리거리들, 그 모퉁이들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차츰 안개 속의 프라하라는 이국의 도시는 독자들의 내면의 풍경이 되고, 개인적 집단적 역사와 기억의 어둠 역시 깊게 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