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편의 짧은 소설로 이루어진 『녹턴』은 밤바다 속으로 홀연히 사라진 사람들과 홀로 살아남아 자기 앞의 생을 아프게 받아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난파된 페리호에서 살아남은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침몰해가는 배를 지켜보기만 했던 등대지기, 조난당한 아들을 그리며 해마다 바다로 병을 띄워보내는 노부부, 파도에 휩쓸려간 동생을 증언하는 형.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맞닥뜨린 비극적인 상황 앞에서 온 생이 휘청거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소설은 그들의 몸짓과 눈빛, 바다의 색깔과 움직임 등을 세세하게 따라가며 고통스러웠던 현장의 기억과 전혀 새로운 현실 앞에 선 복잡한 내면의 풍경을 밀도 있고 절제된 언어로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