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진짜 배트맨 이야기

끊임없이 나타나 말을 거는 배트맨, 조커, 할리 퀸, 아이비, 펭귄….
팬보이에서 유명 작가로 성장한 ‘성공한 덕후’ 폴 디니의 머릿속에서,
그리고 현실에서 벌어진 이야기

1990년대, 워너 브라더스 소속 작가 폴 디니는 엄청난 인기를 누린 『배트맨: 디 애니메이티드 시리즈』와 『타이니 툰 어드벤처』의 각본을 집필하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때는 텔레비전 작가들의 황금기였고, 디니와 동료 작가들은 눈부신 할리우드의 최전선에 있었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 그 모든 것이 뒤바뀔 사건이 벌어진다.
어느 날 저녁, 집으로 돌아가던 디니에게 괴한들이 달려들어 무참하게 폭행을 가한다. 뼈가 부러지고 얼굴이 박살 나지만 경찰조차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원망할 사람도 위로받을 사람도 없이 남은 것은 육체적·정신적 상처뿐이다. 그리고 그가 이겨 내야 할 고된 회복의 과정을 상상 속의 악당들 -조커, 할리 퀸, 아이비, 펭귄, 투페이스, 등 - 이 방해하고 나선다. 하지만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일지라도, 혹은 절망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디니는 처절한 고통의 시간 내내 곁에서 자신을 독려하는 배트맨을 상상한다.
많은 사람들이 망토 두른 십자군(배트맨)을 어디에나 존재하는 정의와 권위의 상징으로 여기지만, 이 놀라운 이야기는 배트맨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 어두컴컴한 복수자가 아닌, 잔인한 공격에 굴복해 세상을 마주하지 못하게 된 사람의 치유를 돕는 구원자로.
『어두운 밤: 진짜 배트맨 이야기』는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려 애쓰는 폴 디니의 분투를 그린 끔찍하고도 유려한 자전적 작품이다. 어떤 배트맨 이야기와도 다른 이 작품은 뛰어난 재능을 갖춘 에두아르도 리소(『100개의 탄환』, 『다크 나이트 III: 지배 종족』)의 그림을 통해 독자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자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