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어른이 되면 아주 먼 곳에 가 보겠다고, 그리고 할머니가 되면 바닷가에 와서 살 거라고 할아버지에게 말하자, 할아버지는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해야 할 일 한 가지를 들려줍니다. 바로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라고. 소녀는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길이 없었지만, 자라서 처녀가 되고 노인이 될 때까지 소녀는 자신의 꿈을 잊지 않고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미스 럼피우스가 살던 시대와 달리 세상이 변하여 이제는 여자 아이들에게도 좀더 쉽게 더 넓은 세상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어릴 때 가졌던 소박한 꿈을 어른이 되어 이루어 나가기란 녹록치 않습니다. 앨리스, 즉 미스 럼피우스는 어릴 때 자신이 살던 지역, 집과 가족을 보며 꿈을 꿉니다. 할아버지의 무릎에서, 바다를 보며 머나먼 세계를 상상합니다.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 소박하게 가족의 무릎에서 조곤조곤 꿈의 실타래를 펼쳐 보일 수 있는 일, 이 아름다운 일들이 어린 시절에 필요한 게 아닐까요. 『미스 럼피우스』의 작가는 우리에게 어른이 되면 무엇이 하고 싶냐고, 어린 시절에 어떤 꿈을 꾸었냐고 살며시 물어보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