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반드시 시대적 환경 속에서 배태(胚胎)된다!
역사적 관점으로 조명한 동양철학의 모든 것!
하나의 철학은 반드시 시대적 환경 속에서 탄생한다. 시대는 철학을 낳고, 철학은 시대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야기 동양철학사』는 이와 같이 철학이 형성된 역사적 배경을 주목하고 그 시대의 가장 중요하고 주도적인 철학자와 철학 사상을 중국, 인도, 한국의 철학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예컨대, 관중이나 상앙의 냉혹한 법가 사상은 중국의 여러 나라들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시로 합종연횡이 이루어졌던 전국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한나라 무제가 동중서의 건의를 받아들여 유학을 국학으로 채택한 것 역시 시대적 필요에 의해서였다. 황제의 입장에서는 두터운 관료층을 이끌어갈 새로운 정치 이념이 필요했는데, 이때 군주를 최고 정점으로 한 가부장적 사회질서, 충효와 삼강오륜을 강조하는 유가 사상은 관료들의 질서를 잡고 황제의 권위를 세우는 데 매우 시의적절한 이데올로기였던 것이다. 죽림칠현으로 대표되는 위진 시대의 청담 또한 역사적 배경을 떠나 생각할 수 없다. 조조가 인재를 함부로 죽이고, 그의 뒤를 이어 등장한 조비나 사마 씨도 마찬가지였다. 자칫 바른말을 하면 목숨을 잃기 십상인 데다 소수 문벌 귀족들이 관직을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식인들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은둔생활을 지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불교가 대중에게 먹혀들 수 있었던 것 역시 인도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 “누구든지 도를 깨달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라는 구호는 당시에 매우 혁명적인 사상이었다. 이것이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라고 하는 관념을 대중에게 심어줌으로써 인도의 전통적 카스트 제도를 배척하는 형태로 나타났고, 평등주의는 특히 하층민에게 크게 환영을 받았던 것이다. 저자는 “철학은 그 시대의 아들이다.”라는 헤겔의 말을 인용하며 철학과 역사, 역사와 철학의 관계를 주목하고 있다. 어떤 철학이건 어떤 철학자건 그 시대, 그 나라, 그 역사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동양철학의 흐름 속에서 그 시대의 대립되는, 가장 중요한 두 개념을 붙잡아 시종일관 끌고 가고 있다. 그럼으로써 잡다한 철학적 지식을 얻는 데 그치지 않도록 하는 대신, 그 시대의 주도적인 사상을 근본에서부터 포착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한 시대를 고민하며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독자들이 과거의 기록에 비추어 현재를 되돌아보고, 찬란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Contents
제1부 중국철학
군자인가 소인인가, 선진유학
자연인가 인위인가, 도가 사상
정통인가 비정통인가, 제자철학
중국 불교와 중국 안의 불교
불교·도교에서 유학으로, 성리학
지식인가 마음인가, 심학과 양명학
제2부 인도철학
정통인가 비정통인가, 인도의 고대철학
물질인가 정신인가, 불교철학 이전의 시대
윤회인가 해탈인가, 불교철학
제3부 한국철학
독창성인가 모방인가, 삼국의 철학
굴종인가 독립인가, 고려의 정세와 철학
충절인가 개혁인가, 고려 말과 조선 초의 정국
명분인가 현실인가, 조선의 철학
쇄국인가 개방인가,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대응
한국 현대철학의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