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사(또는 도시농업)는 도시민들이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면서 살아있는 식물과 교감하는 것으로서, 농사를 통해 먹고, 보고 느끼고, 즐기는 인간 중심의 생산적인 여가 활동이다. 농사일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과 행복을 꾀하고, 협업과 공동체험을 통해 구성원끼리의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여 건강한 사회를 구현하며, 최종적으로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을 통해 지속적인 공존을 추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국내 도시농사는 주로 옥상농원(텃밭형, 상자형, 관상형, 허브용 등), 스쿨팜(유아원, 학교의 화단, 계단, 옥상 등에 자연학습장), 공공텃밭(지자체가 조성한 텃밭이나 농장), 주말농장(개별 농장주가 소유하는 농경지), 도시농업공원(지자체 관리, 농사체험장, 교육장 배치) 등의 형태로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일찌감치 근대적 도시농업이 자리를 잡고 발전해온 국가나 도시의 선진 사례는 그 기반에 있어 우리와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도시농업의 대표적 아이콘으로 여기는 독일의 클라인가르텐(Kleingarten)이나 영국의 얼로트먼트(Allotment)는 오랜 시간 동안 정원문화와 함께 사회적 필요성에 따라 발전·쇠퇴·발전을 거듭하며 자리를 잡아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대 이후 주거형태가 급격한 변화를 보이면서 현대적 정원문화가 성립될 기회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어머니, 할머니의 스티로폼과 ‘고무 다라이’에 뿌리 내리고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온 우리네 전통 텃밭문화가 시민의식의 성숙과 관련법 제정을 통해 공공정원 차원으로 변화될 기미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
농사(farming)와 정원일(gardening)의 본질을 지적하며 도시적 가치를 다방면에서 보여주는 이 책 『텃밭정원 도시미학: 농사일로 가꾸는 도시, 정원일로 즐기는 일상』은 그간 축적된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내딛기 시작한 도시농사가 꼭 견지해야 할 것들을 가리키는 소중한 나침반이다.
Contents
[서문] 도시농사와 생산경관의 함수
일러두기
chapter 1 ― [도시농사와 인문학]
자연미와 환경미에 대한 인문학적 이해
김문환
chapter 2 ― [도시농사와 조경미학]
생산의 경관, 참여의 미학
배정환
chapter 3 ― [도시농사와 전통정원]
오래된 미래, 도시농업
함성호
chapter 4 ― [서양 미술 속 도시농사]
서양 미술에 재현된 생산경관
황주영
chapter 5 ― [정원문화 속 생산경관]
영국 얼로트먼트를 통하여 본 도시농사와 정원문화
윤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