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일본인으로서는 첫 번째로, 아시아에서는 인도 시인 타고르에 이어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설국』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대표작이자 그를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끈 작품으로, 일본 문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스웨덴 왕립학술원은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자연과 인간의 운명이 가진 유한한 아름다움을 우수 어린 회화적 언어로 묘사했다”는 점을 이유로 밝혔다.
『설국』은 굳이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독보적인 작품이다. 뚜렷한 줄거리가 없는 이미지의 소설로, 현실 세계와 대비되는 상징의 세계를 그린다. 작품 전반에 걸쳐 깊이를 알 수 없는 허무가 배어 있으며, 음양오행, 불교, 유교, 토속신앙 등 동양 사상이 놀라울 정도로 곳곳에 녹아 있다. 또한 감각적인 묘사와 그 소설적 장치는 거의 경지에 이르렀다 할 수 있다. 『설국』이 지닌 묘한 매력을 읽어낸 독자라면 그 세계를 쉽게 잊을 수 없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열 번째 책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에서 만난 극한의 허무』의 저자 허연은 시인이자 문화전문기자로 활동해왔다. 그는 『설국』에 깊이 매료되어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는 세계로 통하는 거대한 문 앞에 선다. 연구원으로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그는 시시때때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연관된 장소로 향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설국』을 구상하고 쓴 곳 에치고유자와는 특히 가장 중요한 목적지였다. 또한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태어나고 자란 오사카에서 청년기를 보낸 도쿄를 거쳐 생의 나머지 반을 보낸 가마쿠라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과 문학적 궤적을 따라가며 고독과 허무 그 자체로 절대미를 완성하고자 한 거장을 탐구했다.
Contents
PROLOGUE 초속 5센티미터로 다가온 ‘섬세한 허무’
01 설국의 세계로
그곳 설국, 에치고유자와
‘세상에 없던 아름다움’ 하나를 찾아서
긴 터널을 지나니 설국이었다
기후가 만든 설국의 숙명
캄캄한 곳에서 마시는 술
운명과 욕망의 치열한 충돌
생에 대한 기억은 이미지로 남는다
하얀 풍경 속 묵직한 허무
『설국』을 읽다 미궁에 빠지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방
딱 한 번 하나가 되는 기적
은하수가 몸을 적시던 밤
절대미의 세계
세계문학으로 우뚝 선 『설국』
함축과 생략의 아름다움
02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삶과 문학
고독을 너무 일찍 깨우친 소년
그의 인생처럼 차갑고 어두웠던
그곳에는 꽃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흑백사진과 육필 원고 사이를 거닐다
이즈반도로 떠나다
흐르는 눈물도 붉은색
상처를 씻어주는 여신의 땅
유학생 백석이 찾아갔던 곳
청년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도쿄 시대
곡마단 소녀의 비애를 그린 데뷔작 「초혼제 일경」
이루지 못한 사랑
허무의 미학과 신감각파로서의 행보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사랑한 교토
03 가마쿠라,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마지막
작은 방 한 칸 구해 딱 한 달만 살고 싶은 곳
죽음과 허무를 담은 판타지
삶은 하루하루 소멸을 향해 가는데 옛사랑은 여전히 그립구나
악마적 모습으로 해방을 꿈꾸다
그는 늘 그랬듯 죽음마저도 설명하지 않았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는 문 앞에 여전히 서 있을 뿐
EPILOGUE 끝나는 순간 사라지는 춤과 같이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의 키워드
가와바타 야스나리 생애의 결정적 장면
참고 문헌
Author
허연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집 다락방과 학교 근처 도서관에서 손때 묻은 고전들을 꺼내 읽으며 어른이 됐다. 고전을 만나면서 세상이 두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진리를 깨달았고, 지금도 ‘독서는 유일한 세속적 초월’이라는 말을 책상머리에 붙여놓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단행본 도서의 베스트셀러 유발 요인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시 창작에서의 영화이미지 수용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게이오대학교 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1991년 『현대시세계』 신인상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현재 『매일경제』 문화부 기자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불온한 검은 피』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가 원하는 천사』『오십 미터』, 산문집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고전탐닉』등이 있다. 한국출판학술상, 시작작품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집 다락방과 학교 근처 도서관에서 손때 묻은 고전들을 꺼내 읽으며 어른이 됐다. 고전을 만나면서 세상이 두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진리를 깨달았고, 지금도 ‘독서는 유일한 세속적 초월’이라는 말을 책상머리에 붙여놓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단행본 도서의 베스트셀러 유발 요인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시 창작에서의 영화이미지 수용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게이오대학교 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1991년 『현대시세계』 신인상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현재 『매일경제』 문화부 기자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불온한 검은 피』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가 원하는 천사』『오십 미터』, 산문집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고전탐닉』등이 있다. 한국출판학술상, 시작작품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