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앙투아네트》를 통해 츠바이크가 그려내고자 한 것은 프랑스 혁명의 진행이 아니라, 우연히 이 시대에 왕비가 되어야만 했던 평범한 한 여성의 성격상이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왕비 개인이며, 혁명 이야기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관련되어 있을 때만 등장한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혁명에 대한 츠바이크의 생각을 비판하려는 것은 방향부터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츠바이크가 마리에게 동정적이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혁명에 대해서도 결코 부당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가끔 혁명파 사람들이 나쁘게 그려지기도 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적인 관점에서 나왔을 뿐, 그 태도는 왕당파 사람들에게도 엄정하게 지켜졌다.
보석 같은 걸작 《모르는 여인의 편지》는 열세 살 때부터 평생 한 남자만을 남몰래 사랑해 온 한 여자의 고백이다. 어느 날 한 유명 작가에게 누가 보냈는지 모를 편지가 온다. 그 편지를 쓴 여인은 평생 그를 지켜보며 짝사랑해 왔지만, 남자는 그녀를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자신을 끝내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수많은 세상의 여자 가운데 하나로만 여기는 남자에게 여자는 고집스럽게 자기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다. 일편단심 순정을 지키며 살다가 아들의 죽음과 더불어 자신도 죽음을 눈앞에 두고 이렇게 편지로써 사랑을 고백한다. 편지를 다 읽은 작가는 애석하게도 그녀를 기억해 내지 못한다. 그러나 문득 그녀가 늘 보내 준 꽃이 꽂혀 있던, 지금은 비어 버린 꽃병을 바라보며 새삼스레 한 여인의 죽음을, 그리고 불멸의 사랑을 느낀다.
Contents
『 마리 앙투아네트』
머리글
어린 소녀를 결혼시키다
침실의 비밀
베르사유 데뷔
말 한마디를 둘러싼 전쟁
파리 정복
국왕 서거 신왕 만세
국왕 부처의 초상
로코코의 왕비
트리아농 성
새로운 사회
오빠가 누이를 방문하다
어머니가 되다
인망을 잃은 왕비
로코코 극장 벼락이 떨어지다
목걸이 사건
재판 그리고 판결
민중이 눈을 뜨고 왕비가 눈을 뜨다
결정의 여름
친구들 달아나다
친구가 나타나다
그랬을까, 안 그랬을까?(막간 질문)
베르사유에서의 마지막 밤
왕권의 상여
깨달음
미라보
도주 계획
밤으로의 도주
치욕
귀로
서로 속이다
드디어 나타난 친구
어디로
마지막 외침
8월 10일
페허의 탑
마리 앙투아네트 홀로 가는 길
마지막 고독
콩시에르쥬리
마지막 시도
영혼의 상처
심문이 시작되다
공판
마지막 여행
진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