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시력과 소심한 성격을 지닌 두더지는 외톨이입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두더지에게 관심이 없어요. 결국 두더지는 용기를 잃고 땅속 집으로 숨어 버립니다. 두더지는 혼자 차를 마시고, 텔레비전을 보고, 잠이 들지요. 홀로 지내는 일상에 익숙해지던 어느 날, 집을 꾸며 보기로 마음먹습니다. 두더지는 욕실과 거실을 만들고 아름다운 꽃을 가꾸고 맛있는 음식도 준비하며 행복을 맛봅니다. 하지만 여전히 혼자인 채 잠이 듭니다.
똑똑똑. 누가 찾아온 걸까요? 겨울잠 잘 준비를 못한 곰, 집을 잃은 개구리, 겨우내 먹을 식량을 준비하지 못한 토끼와 구렁이가 차례로 문을 두드리네요. 두더지는 친구들을 위해 따뜻한 방과 욕조, 음식을 내어 주고 친구들 곁에서 행복하게 잠이 듭니다. 그런데, 잠에서 깨어나 보니 아무도 없다. 그때, 똑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또렷이 들려옵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외로움을 안고 삽니다. 사람들로부터 소외되기도 하지만 사람들 가운데서도 스스로 마음을 열지 못하면 외롭습니다. 외로운 두더지는 곧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도 하네요. 『행복한 두더지』는 땅속 두더지처럼 마음의 집이라는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독자들에게 마음을 열고, 그 공간을 친구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넌지시 제안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설렘과 기쁨을 동반한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전합니다. 간결한 글은 마치 시집을 보는 것처럼 한 문장 한 문장에서 여운이 느껴져 곱씹게 됩니다. 또한 현실에서 꿈을 꾸고, 꿈속 꿈을 꾸다가 똑똑똑 소리에 현실로 깨어 나오는 이야기 구조는 긴장감을 돋우며 반전의 묘미를 느끼게 합니다. 따라서 여러 번 자세히 들여다보며 생각해 보게끔 하는 힘을 가진 그림책이랍니다.
Author
김명석
1983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배재대학교에서 환경조각을 전공했습니다. 2010년 그림책 『빨간 등대』로 눈높이 아동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 그림책 『행복한 두더지』로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밖에 그린 책으로 『노인과 소년』 등이 있고,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따뜻한 나라의 북극곰』 등이 있습니다.
1983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배재대학교에서 환경조각을 전공했습니다. 2010년 그림책 『빨간 등대』로 눈높이 아동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 그림책 『행복한 두더지』로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밖에 그린 책으로 『노인과 소년』 등이 있고,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따뜻한 나라의 북극곰』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