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간도〉의 리메이크 영화 〈디파티드〉의 감독은 그 배경으로 시카고나 뉴욕이 아닌 이민자들의 도시, 보스턴을 택했다. 〈중경삼림〉에서 금발의 린칭샤(임청하)는 해가 뜰지 비가 올지 알 수 없었기에 선글라스와 레인코트를 걸친 모습으로 등장했다. 영국과의 조차계약이 끝나가던, 미래를 알 수 없는 1994년의 홍콩이었다. 라스베이거스의 아버지이자 악명 높은 범죄자인 벅시, 과거의 영광을 잃은 디트로이트와 플린트, 콜카타 인력거꾼의 고단한 삶, 도시는 여러 영화 속에서 그만의 현실을 보여준다. 언뜻 궁금증을 자아내는 영화도 그 도시를 살펴보면 숨겨진 뜻을 엿볼 수 있다. 『방구석 도시 여행』은 이처럼 서른 곳의 도시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국토연구원에서 발간한 월간 ≪국토≫에 연재되었던 「영화와 도시」 수록 글을 선별해 묶은 것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줄거리 위주의 영화 소개가 아닌, 영화의 배경이 된 도시에 관심을 기울인 글을 중심으로 모았다. 여행을 위한 간단한 정보를 함께 담은 것은 물론이다. 그러한 이 책이 우리가 방문했던, 혹은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도시를 되돌아볼 풍부한 기회를 제공해 주길 희망한다. 또한 영화를 보며 작품 속에서 도시를 읽는 데에도 흥미로운 가이드북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Contents
책을 펴내며
1부. 도시, 영화가 되다
1장 | 두 얼굴의 샌프란시스코
2장 | 드러난 런던, 감춰진 런던
3장 | 특별한 하루가 시작된다, 에든버러
4장 | 인디언이 남긴 대자연의 품속에 첨단문명이 자리하다, 시애틀
5장 | 율리시스의 서사가 일상에서 재현되는 도시, 더블린
6장 |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7장 | 위기를 새로운 삶의 기회로, 개척의 도시 시카고
8장 | 역사의 도시 보스턴, 미국의 정신을 엿보다
2부. 관계와 소통을 꿈꾸는 도시
9장 | 도쿄, 너와 나 사이의 거리를 묻는다
10장 |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하이델베르크
11장 | 청춘들이여, 타이페이를 꿈꿔라
12장 | 현대 도시공간 속에서 관계와 소통의 회복, 부에노스아이레스
13장 | 헬싱키, 치유하러 떠나도 좋은 포용 도시
14장 | 홍콩, 유통기한이 있는 도시
15장 | 지상낙원에서 마주하는 현실, 호놀룰루
3부. 허구와 현실의 경계 읽기
16장 | 가장 현실적인 허구의 도시, 고담시
17장 | 프랑스 혁명과 파리 대개조계획
18장 | 순수한 동화마을 속에서 에곤 실레의 욕망을 찾다, 체스키크룸로프
19장 | 반 고흐가 사랑한 도시, 아를
20장 | 환상인가, 허상인가 황무지 위에 새겨진 욕망, 라스베이거스
4부. 성장에 깃든 도시의 민낯
21장 | 욕망의 도시 아부다비와 두바이의 명과 암
22장 | 워싱턴 D.C., 도시에 숨겨진 권력의 뒷모습
23장 | 산업이 빠져나간 도시의 민낯, 디트로이트와 플린트
24장 | 베이징의 그림자, 도시민의 꿈과 좌절
25장 | 안전하지 않은 곳에서 행복을 찾는 도시, 케이프타운
5부. 절망의 도시, 그래도 희망은 있다
26장 | 마닐라, 도시에 대한 권리를 둘러싼 정치적 공간
27장 | 희망과 절망 사이의 삶의 공간 인도 콜카타와 뭄바이, 비하르
28장 | 희망과 미래를 꿈꾸는 ‘신이 버린 도시’. 리우데자네이루
29장 | 리야드의 이슬람 소녀가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방법
30장 | 위조될 수 없는 치유의 도시, 카트만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