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는 문학과 텍스트의 개념을 협소하게 파악하지 않고 문화 현상 자체를 텍스트성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문예학(Literaturwissenschaft)을 문화학(Kulturwissenschaft)의 범주로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매체 환경의 변화로 문자 텍스트만을 탐구 대상으로 했던 문학의 인식 전환 때문이 아니라, 과거에는 서로 단절되었던 타 문화권 사람들과 뒤섞이면서 생기는 갈등과 그것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며, 더 나아가 글로벌적 이주 현상과 다문화주의, 사회통합 등 지역과 국가를 막론하고 나타난 사회적·문화적 환경 변화가 문학에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 텍스트를 문화적 상호접촉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그 유기적 관계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문화적 글쓰기의 연결을 강조하는 흐름은 독문학을 점차 문화학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그리고 문학 자체를 문화들의 쌍방향적 흐름을 매개하고 표출하는 것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문예학이나 문학비평이 문화학으로 대체될 수 없지만 이러한 “문화학적 개방성(Kulturwissenschaftliche Offnung)”, 즉 문화적 담론의 문학적 수용은 새로운 과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책은 특히 현대 독일문학의 주요 쟁점들을 크게 4장으로 나누어 기술했다.
Contents
서문
제1장 독일문학과 상호문화성
1. 독일문학의 문화학적 개방성과 상호문화성
1.1 ‘세계문학’ 구상과 문화접촉 공간으로의 문학 패러다임의 전환
1.2. 문화학적 개방성의 통로로서의 문학
1.3. 이해와 소통의 매개로서의 상호문화성
2. 독일 유대문학의 전통과 정체성
2.1. 독일 유대문학의 자기이해
2.2. 독일 문화사에서의 독일 유대문학
맺는 말
제2장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위한 문학: 순혈주의의 극복을 위하여
1. 20세기 이후 독일의 디아스포라 상황
2. 독일 외국인 문학 등장의 사회적·문화적 배경
3. “외국인 문학, 이주자 문학, 소수문학?…”: 용어 및 개념을 둘러싼 논란
4. 독일 외국인 문학의 주요 담론
4.1. 익숙함으로부터의 벗어남, 낯선 곳으로의 정착, 그 사이의 ‘낯섦’
4.2. 적응과 통합을 위한 노력, 그 속에서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의 양상
4.3. 사회의 거울, 서로 다른 문화의 매개자로서의 문학
4.4. 그 밖의 이야기들
맺는 말
제3장 포스트콜로니얼과 독일 현대문학
1. 전통적 문학관에 대한 도전: 탈식민주의적 글쓰기
1.1. 포스트콜로니얼 상황에 관한 문학적 인식
1.2. 독일문학의 포스트콜로니얼 담론
2. 독일 식민제국주의 역사에 대한 “성찰적 전환”: 우베 팀의 『모렝가』
2.1. 독일문학과 아프리카 담론: 식민 역사에 대한 비판적 해석
2.2. 성찰을 위한 “다시 쓰기”: 역사 속으로의 여행
맺는 말
제4장 “아프로도이치” 문학의 이해
1. 마이 아임과 아프로도이치 문학
1.1. “아프로도이치”: 아프리카계 독일인의 정체성
1.2. 마이 아임의 문학 세계
1.3. 독일 역사와 사회 속의 아프로도이치
2. 인종과 민족 정체성에 관한 성찰: 하랄트 게룬데의 『우리 가운데 한 사람』
2.1. 지워지고 거세된 존재로서의 “라인란트 사생아들”과 “점령군의 자식들”
2.2. 금기와 부정의 대상으로서의 삶
3. 아프리카와 동독에 관한 기억 담론: 루시아 엔곰베의 『95번 아이』
3.1. 기억의 방식으로서의 자전적 서사
3.2. 유폐된 존재를 넘어 열린 디아스포라로
맺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