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기독교의 구원론이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구원론이 현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추상적인 언어가 아닌 구체적인 언어로 인간의 상황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인간의 삶에서 살아 숨 쉬는 구원의 의미를 찾기 위해 문학, 그중에서도 권정생의 똥 이야기에 주목한다. 권정생 작품의 똥 이야기는 구체적인 인간 현실을 드러내는 극명한 상징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권정생의 똥 이야기와 분석심리학, 신화, 생태에서 등장하는 똥 이야기가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 기독교가 그간 똥으로 상징되는 것들을 터부시한 사례들을 분석한다. 이처럼 권정생의 똥 이야기를 인간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펼쳐지는 똥 이야기들과 병치시킴으로써 진정한 구원의 의미는 무엇인지, 신학은 다층적인 삶의 물음에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모색한다.
Contents
서문. 너머, 그를 찾아가는 길
1부. 권정생의 똥 이야기와 신학의 만남
1장. 똥 이야기와 구원론
- 왜 권정생 문학과 신학의 대화인가
- 권정생의 똥 이야기에 관한 글
- 똥 이야기에 드러난 삶과 구원의 의미를 찾아서
2장. 권정생의 생애
- 어린 시절, 삶에 새겨진 가난과 형, 예수와 동화
- 전쟁, 사람이 만든 절망, 그러나 사람이 다시 만들어가는 희망
- 소년 시절의 질병과 어머니의 죽음
- 잃어버린 어머니, 영원히 그리운 나의 어머니
- 유랑걸식 끝에 다시 만난 예수, 나사로가 되어 종을 울리며
- 생의 친구들이 있어 외로움을 잊기도 했네
- 저 버려진 것들의 입이 되어
- 언 땅에서 별을 찾다
2부. 똥 이야기에서 묻는 구원의 의미
3장. 분석심리학으로 본 똥 이야기
- 권정생의 「강아지똥」과 융의 똥 이야기
- 기독교의 그림자
- 기독교의 그림자 투사, 마녀사냥
- 마녀사냥을 통해 본 구원의 의미
4장. 신화로 본 똥 이야기
- 권정생의 『밥데기 죽데기』와 마고할미 신화의 상징 구조
- 신화의 현실화, 김진숙의 똥 이야기
- 똥의 물질적 상상력과 소피아
- 똥 이야기에 나타나는 증여 원리, 소피아 에너지
- 똥을 싸는 행위가 지닌 의미
- 김진숙의 똥 이야기가 주는 구원의 의미
- 똥의 역동적 이미지에 근접하는 세계를 향해
5장. 생태로 본 똥 이야기
- 권정생의 『랑랑별 때때롱』의 생태적 의미
- 똥의 탄생, 그리고 재탄생
- 근대 주체가 만들어낸 똥, 더러운 똥
- 똥 이야기, 공존의 서사
- 성육신한 몸이 말하는 똥의 의미
- 똥을 통해 본 성육신 구원의 의미
맺음말. 똥 속의 하늘, 나와 세상을 향한 숱한 질문
Author
정혜영
시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나 청춘 시절에 찾아온 혹독하고 질긴 병마와 싸우면서 삶에 대한 의문을 풀어보기 위해 신학의 길에 들어섰다. 얼마 되지 않아 삶의 의문은 죽는 날까지 계속된다는 것을 알았으며, 진보 성향을 지닌다고 일컬어지는 몇몇 교회를 오가며 나를 포함한 세상의 이분법을 조금쯤은 벗어나 살아보기를 실험하고 있다. 새벽에 깨어 있기를 좋아하며 때로 트로트 가사에 매혹되고 ‘들판으로 달려가자’라는 문장을 사랑한다. 현재 경기도 양주에서 어머니와 함께 늙어가는 중이다.
시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나 청춘 시절에 찾아온 혹독하고 질긴 병마와 싸우면서 삶에 대한 의문을 풀어보기 위해 신학의 길에 들어섰다. 얼마 되지 않아 삶의 의문은 죽는 날까지 계속된다는 것을 알았으며, 진보 성향을 지닌다고 일컬어지는 몇몇 교회를 오가며 나를 포함한 세상의 이분법을 조금쯤은 벗어나 살아보기를 실험하고 있다. 새벽에 깨어 있기를 좋아하며 때로 트로트 가사에 매혹되고 ‘들판으로 달려가자’라는 문장을 사랑한다. 현재 경기도 양주에서 어머니와 함께 늙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