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원서인 [The Conduct of Inquiry: Methodology for Behavioral Science]은 1964년에 처음 출간되어 행동과학과 과학방법론 분야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저자인 에이브러햄 캐플런은 1947년부터 1958년까지 미국철학회 회장을 맡았고 1960년에는 ≪타임≫지에서 ‘top 10 teacher’로 선정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철학자였는데, 이 책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행동과학 연구자들을 위한 책이다. 행동과학이 무엇인지, 더 나은 ‘과학하기’를 위해 연구자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사려 깊게 고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의의는 ‘행동과학’에 머물지 않는다. 행동과학이 무엇이고 어떻게 수행되어야 하는지 제안하는 과정에서 ‘과학’과 ‘과학하기’의 의미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과학하기’와 포괄적인 ‘방법론’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과학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표준적이고 권위 있는 지식의 형태라는 지위를 얻었다. 하지만 과학적인 지식이라고 해서 모두 의심의 여지 없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에서 밝혀낸 지식도 언제든 틀린 것으로 판명될 수 있고, 어디까지나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학이라는 탐구 활동이 자연 세계는 물론이고 인간의 행위와 체계에 대해서 체계적이고 믿을 만한 지식을 제공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만약 과학이 믿을 만한 지식이라면, 분명 그 방식에는 과학을 그렇게 만드는 특징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 특징이 어떻게 얻어질 수 있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