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스페인 선거, 2008년 오바마 당선, 2011년 재스민 혁명……
우리가 본 것은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재프로그래밍, 혹은 ‘마음의 혁명’이었다!
2004년 3월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일어난 열차 폭파 사건은 1,500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남기며 스페인 전역을 슬픔에 빠뜨렸다. 총선을 불과 사흘 앞둔 상태에서 정부와 여당은 이 사건의 주범이 바스크 테러 집단 ETA로 추정된다는 정보를 흘렸지만, 곧 이것이 스페인의 이라크전쟁 참여에 보복하기 위한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권력자들이 진실을 은폐하고 있고 국민적 슬픔을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주류 언론이 정부와 여당의 논평을 그대로 내보내기 바쁘고 야당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몸을 사리는 상황에서도, 독립적인 군소 언론과 이동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진실은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전파되었다. 시위나 집회가 허용되지 않던 선거일 전날, 잠복해 있던 시민들의 분노는 한 통의 문자 메시지에서 촉발되어 들불처럼 번져나갔고 일주일 전만 해도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선거 결과로 이어진다.
마누엘 카스텔의 용어로 말하자면 개개인의 마음이 연결되면서 그때까지 권력과 메타 프로그래머들의 통제하에 있다고 여겨지던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 대한 재프로그래밍이 이루어지는 이러한 현상은 2008년 오바마 선거운동이나 2011년 재스민 혁명(이 책에서 거론되지는 않지만)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정보시대 네트워크 사회의 구루로 통하는 마누엘 카스텔이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하고 있는 이러한 사건들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네트워크 사회의 변화가 정치 및 권력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중대한 의미들을 품고 있다. 이미 디지털 네트워크 사회에 대한 기술적, 제도적, 문화적 연구에서 굉장한 업적을 남긴 카스텔은 이 책에서 드디어 정치와 권력, 그리고 미디어의 문제를 핵심에 놓고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권력이론’이라 칭할 만한 것의 초석을 닦고 있다.
Contents
서장
제1장_ 네트워크 사회의 권력
권력이란 무엇인가? / 글로벌 시대의 국가와 권력 / 네트워크 / 글로벌 네트워크 사회 / 네트워크 국가 /
네트워크 속의 권력 / 네트워크 사회의 권력과 대응권력 / 글로벌 네트워크 사회에서 권력관계의 이해
제2장_ 디지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 혁명? / 기술 융합과 새로운 멀티미디어 시스템: 매스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스 셀프 커뮤니케이션까지 / 커뮤니케이션의 조직과 관리: 글로벌 멀티미디어 비즈니스 네트워크 / 규제정책의 정치 / 글로벌화된 세계의 문화적 변화 / 창조적 수용자 / 글로벌 디지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제3장_ 마음과 권력의 네트워크
마음의 풍차 / 정서, 인지 그리고 정치 / 선거운동에서의 정서와 인지 / 신념의 정치 / 마음의 프레이밍 / 마음의 정복, 이라크 정복, 워싱턴 정복: 오보에서 현혹까지 / 프레임의 힘
제4장_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프로그래밍하기: 미디어 정치, 스캔들 정치 그리고 민주주의의 위기
이미지 메이킹에 의한 권력 창출 / 의미의 킬링필드: 작동하는 미디어 정치 / 스캔들 정치 / 국가와 미디어 정치: 프로파간다와 통제 / 공공 신뢰의 소멸과 정치적 정당성의 위기 / 민주주의의 위기?
제5장_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재프로그래밍하기: 사회운동, 저항정치 그리고 새로운 공적 공간
지구 온난화 달구기: 환경운동과 새로운 자연문화 / 네트워크는 메시지이다: 기업 글로벌화에 반대하는 글로벌 운동 / 저항활동의 모바일화: 무선 커뮤니케이션과 실천하는 저항공동체 / “그래, 우리는 할 수 있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 예비선거 / 네트워크의 재프로그래밍, 마음의 재배열, 세계의 변화
결론_ 커뮤니케이션 권력이론을 향하여
Author
마누엘 카스텔,박행웅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교수이며,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사회를 연구하는 월리스 애넌버그 스쿨의 석좌교수이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 사회학과의 명예교수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마누엘 카스텔은 22개 국어로 번역된 『정보시대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 3부작(국내에서는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 『정체성 권력』, 『밀레니엄의 종언』으로 번역되어 출간), 『커뮤니케이션 권력』을 포함한 스물여섯 권의 책을 출간했다. 미국정치사회과학학술원, 영국학술원, 유럽학술원, 스페인왕립경제학술원의 회원이며, 유럽연구위원회의 창립이사이기도 하다. 2012년 노르웨이 의회로부터 홀베르(Holberg)상을 수상했으며, 2013년에는 사회학 연구 업적으로 발잔(Balzan)상을 수상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교수이며,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사회를 연구하는 월리스 애넌버그 스쿨의 석좌교수이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 사회학과의 명예교수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마누엘 카스텔은 22개 국어로 번역된 『정보시대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 3부작(국내에서는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 『정체성 권력』, 『밀레니엄의 종언』으로 번역되어 출간), 『커뮤니케이션 권력』을 포함한 스물여섯 권의 책을 출간했다. 미국정치사회과학학술원, 영국학술원, 유럽학술원, 스페인왕립경제학술원의 회원이며, 유럽연구위원회의 창립이사이기도 하다. 2012년 노르웨이 의회로부터 홀베르(Holberg)상을 수상했으며, 2013년에는 사회학 연구 업적으로 발잔(Balzan)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