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조선시대 600여 년간 수도의 역할을 한 역사적 도시이다. 그 이전인 고려시대에도 한성 터에는 남경이라는 이름의 거점 도시를 만들어왔으니, 이때부터 따지면 역사가 1,000여 년에 이른다고 할 수 있으며, 한강변에 있었던 한성백제의 위례성을 서울의 역사로 본다면 2,0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고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 600년 전의 역사적 흔적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 가까이는 한글을 창제한 조선의 찬란한 역사문화를 느끼기도 쉽지 않다. 우리는 서양의 외압에 의하여 시장이 개방되었고, 일제의 수탈과정 속에서 근대화를 경험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의 역사와 전통은 무분별하게 훼손되었고, 이는 해방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최근까지도 사대문 안은 도심재개발사업을 통하여 역사성과 장소성이 지속적으로 사라져갔고, 아직도 상당한 면적이 재개발구역으로 남아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배경에서 그동안 도심부 정책을 반성하면서 향후 도심부의 정책을 어떻게 바꾸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의 정체성에서 역사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하고, 한성의 정체성 회복이 갖는 의미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최근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서울의 정체성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향후 도성지역의 역사성을 회복하는 데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던지는 이 책은, 일반인에게는 전통과 발전의 문제를 상기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전문가에게는 그러한 시책 마련을 위한 자료로도 유용할 것이다.
Contents
제1장 정체성으로 본 도시
1_ 가치의 구현체로서 도시와 그 정체성
2_ 도시의 기능주의 시각 비판: 정체성 시각의 이해
제2장 한성의 정체성
1_ 한성의 의미와 시민의 인식
2_ 도시 정체성의 정의와 규명
3_ 한성의 조영원리와 구조, 그리고 변화
4_ 한성의 정체성 규명
5_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
제3장 한성의 도시 개조와 정체성 변화
1_ 근대화를 보는 시각과 분석 틀
2_ 변화 시점으로서 한성개잔과 전후 도시상황
3_ 정체성 요소별 변화
4_ 도시 개조에서 남은 것, 그리고 잃은 것과 얻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