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해외 조세피난처에서 한국인 명의의 페이퍼 컴퍼니가 대량으로 발견되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었다. 당연히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고,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그들은, 놀랍게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법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었다. 우리 사회의 공공성, 특히 상류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얼마나 땅에 떨어졌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에 쓰인 김범부의 글 역시 바로 이러한 국민윤리가 실종된 세태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1950년 혹은 1951년 전쟁의 포화 속에서 기록된 문헌인 《국민윤리특강》에서 범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바로 국민윤리의 확립, 즉 공공성의 확립이다.
범부는 당시 그러한 세태의 원인을 우리 민족이 나라는 없고 민족만 있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온 탓이라고 보고 있다. 35년간의 식민지 시기를 거친 우리 민족의 국민윤리를 새롭게 해야 함을 주장한 범부의 이야기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는 사실은, 이러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지난 반세기, 눈부신 경제적 성장을 이뤘음에도 우리는 아직까지 정신적으로는 큰 성장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닐까? 반세기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가 범부의 이야기에 다시 귀 기울여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전통문화, 화랑과 풍류도 속에 담긴 공공적 윤리의 회복, 이것이 바로 범부가 주장하는 바이다.
Contents
추천하는 말·최재목
머리말
제1장 국민윤리특강
해설
1. 왜 국민윤리인가?
2. 세계 여러 나라의 국민윤리 현상
3. 국민윤리는 ‘천명’하는 것이다
4. 국민윤리의 보편성과 특수성
5. 한국적 국민윤리의 전통
제2장 최제우론
해설
1. 수운의 유년과 소년 시절
2. 수운의 득도
3. 수운의 사상
4. 수운의 우주관
5. 수운의 도덕관과 정치관
6. 맺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