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나비와 달님

$16.20
SKU
9788943310134
+ Wish
[Free shipping over $100]

Standard Shipping estimated by Fri 05/31 - Thu 06/6 (주문일로부 10-14 영업일)

Express Shipping estimated by Tue 05/28 - Thu 05/30 (주문일로부 7-9 영업일)

* 안내되는 배송 완료 예상일은 유통사/배송사의 상황에 따라 예고 없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Publication Date 2015/07/25
Pages/Weight/Size 250*300*15mm
ISBN 9788943310134
Categories 유아 > 4-6세
Description
어느 가을밤, 탱자나무 울타리에서 일어난 일

달님은 지금 단장을 하느라 바빠요. 달맞이꽃 가루분을 톡톡톡 바릅니다. 잠이 부족한 달님 얼굴이 감쪽같이 환해집니다. “달님, 달님!” 누가 자꾸 달님을 불러요. 저 아래 탱자나무 울타리에 알을 낳은 엄마 호랑나비입니다. 호랑나비는 달님에게 자기 대신 제가 낳은 알들을 돌봐 달라며 빌어요. 원래 나비들은 알을 낳고 나면 곧 죽거든요. 달님은 난감합니다. 알이야 스스로 깨어나 제 힘으로 자라야지요. 그게 자연의 이치니까요. 달님이라고 달리 뾰족한 수가 있나요. 바로 그때 커다란 사마귀가 호랑나비를 낚아챘습니다. 사마귀가 나비를 오물오물 먹어 치웁니다. 달님은 눈을 질끈 감았어요. 어쩌겠어요. 이것 또한 자연의 이치인 걸요. 달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애처롭지만 잊어야지요. 원래 나비들은 엄마 없이 크니까요. 달님이 할 일은 또 얼마나 많은데요.

하지만 달님은 끝내 모른척할 수가 없었답니다. 짬 날 때마다 탱자나무 울타리를 살폈어요. 알에서 호랑나비 애벌레들이 하나둘 깨어났습니다. 애벌레들은 꼬물거리며 나뭇잎을 갉아먹고 잠을 자고 허물을 벗고…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며 조금씩, 조금씩 자랐어요. 하지만 애벌레들이 살아야 할 세상은 만만치가 않아요. 까치며 오목눈이, 멧비둘기 따위 새들도, 노린재나 사마귀 따위 곤충들도 호시탐탐 애벌레들을 노리고 있으니까요. 쏟아지는 빗줄기와 휘몰아치는 찬바람, 눈보라는 또 어떻고요. 달님은 애가 탑니다. 하지만 달님은 먼발치에서 가슴을 졸이며 애벌레들을 지켜보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사실 달님이 해야 할 일은 온전히 그것뿐일 거예요. 섣부르게 뛰어들어 거들거나 참견해서는 안 되니까요. 그저 계속 지켜보는 것, 애벌레가 제 힘으로 살아남기를, 고치를 뚫고 나와 아름답게 비상하기를 믿고 기다리며 응원하는 게 달님의 몫이에요.
Author
장영복,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