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지는 않지만 단란한 우리 집- '신흥반점' 에 어느날 할머니가 찾아온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할머니는 사사건건 집안 일에 트집을 잡는 것은 물론, 이부자리에 오줌을 지리거나 옷장 안에 젓갈을 넣어두는 등 이상한 행동으로 온집안을 들쑤셔 놓는다. 심지어 손님들이 버젓이 보는 앞에서 옷을 훌러덩 벗어버리거나, 학교 담 밑에 드러누워 '나'는 아주 속이 상한다. 어느 날 '나'는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할머니 다시 가라고 하면 안돼요?"
"안돼."
"왜요? 아빠 어릴 때도 따로 살았다면서요."
"그래도 안돼. 엄마니까. 할머니는 아빠 엄마거든."
"그럼 아빠, 할머니도 우리 엄마처럼 아빠를 사랑했어요?"
"...."
어린 시절 아빠를 버렸던 할머니. 늙으막에 치매에 걸려 나타났지만,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시중을 들어주던 부모님. 작가의 체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그림책으로, 어떤 사회구호보다 강렬하게 가족 간 치매의 문제를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