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세찬 바람이 불고, 굵다란 빗줄기가 허공을 사선으로 가릅니다. 바람이 거세지자 빗줄기는 죽죽 수직으로 내리꽂히고, 빗줄기가 잦아들자 보슬비가 내립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 치타는 무얼 할까? 사자는 무얼 할까? 나비는? 티라노사우르스는? 용은? 그리고 아빠는?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점점 더 많이 오고. 그러다 앗, 번개가! 지금 치타랑 사자랑 나비랑 티라노사우르스랑 호랑이랑 용이랑 아빠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비 오는 날, 비 구경을 하다가 '이렇게 비가 오는 날 치타는 무얼 할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된 작가의 상상력이 다양한 표정과 느낌의 빗줄기와 어린이다운 상상의 세계를 시원하게 펼쳐냈답니다. 판형도 큼지막해서 거침없는 연필선이 비의 다양한 표정을 담아내고, 마치 빗소리가 들리는 듯 리듬이 느껴집니다. 깊이있는 청회색 톤의 현실과 모노톤으로 그린 상상의 시공간이 반복되는 두 박자 구성, 독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듯한 유쾌한 결말이 돋보입니다.
비를 보면서 아이가 떠올림직한 어린 아이다운 궁금증이 이 책의 모티브입니다. 특히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 치타는 무얼 할까?" "우산이 날아갈까 봐 꽉 붙잡고 있지" 하며 마치 아이와 엄마가 주고받는 듯한 이야기가 문답식으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주고 받는 말들이 어린 아이답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점도 눈에 띕니다.
장마철 비가 죽죽 내려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되는 날, 읽으면 좋을 듯합니다. 아이와 함께 창 밖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또는 흙이라도 볼 수 있으면 흙에 파이는 무늬들을 보며 아이와 함께 이 책에 나오지 않는 다른 동물들은 무얼 할까 상상해보고 문답놀이를 해보셔도 좋겠지요.
Author
이혜리,정병규
그림을 그리고 그림책 짓는 일을 합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비가 오는 날에』 『달려』 『달밤에』 들이 있고, 『누구게?』 『꼬리가 있으면 좋겠어』 『가시연잎이 말했네』 『우리 몸의 구멍』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작품 대부분이 프랑스와 독일, 스위스, 일본, 중국, 대만, 멕시코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축 처진 입꼬리, 시무룩한 표정. 뭔가 속상한 일이 있나 봐요. 대수롭지 않은 이유일 거라 지레 짐작하지 마세요. 아이는 제법 심각하답니다. 아이의 속상함을 아이 눈높이에서 공감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그림을 그리고 그림책 짓는 일을 합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비가 오는 날에』 『달려』 『달밤에』 들이 있고, 『누구게?』 『꼬리가 있으면 좋겠어』 『가시연잎이 말했네』 『우리 몸의 구멍』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작품 대부분이 프랑스와 독일, 스위스, 일본, 중국, 대만, 멕시코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축 처진 입꼬리, 시무룩한 표정. 뭔가 속상한 일이 있나 봐요. 대수롭지 않은 이유일 거라 지레 짐작하지 마세요. 아이는 제법 심각하답니다. 아이의 속상함을 아이 눈높이에서 공감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