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가 평생 숙고했던 사상적 고민 중 하나는 악의 문제였다. 마니교 교설에 따르면, 우주 내의 실체인 악은 물질에서 기인하며 선한 신에게 맞서는 원리이다. 그리고 인간도 선한 의지와 악한 의지라는 두 영혼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본다. 젊은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러한 선악이원론에 매력을 느꼈고 열아홉 살부터 스물여덟 살까지 9년 동안 마니교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회심 이후 그리스도교에서 세례를 받고 25년 가까이 마니교의 선악이원론을 상대로 논쟁을 벌인다. 마니교 논쟁 마지막 무렵에 나온 『선의 본성』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술 중 가장 분량이 적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학술적 논리와 성서적 반증과 수사학적 웅변 등을 다채롭게 펼치면서 예리하고 격렬하게 마니교를 반박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1. 하느님은 불변하는 최고선이고 영적이든 물질적이든 모든 선의 창조자다
2. 마니교도들을 바로잡는 데 어떻게 하면 족한가
3. 정도와 형상과 질서는 하느님에 의해서 창조된 모든 사물에 있는 보편 선이다
4. 악이란 정도, 형상, 질서의 부패다
5. 상위의 자연 본성은 부패하여도 부패하지 않은 하위의 자연 본성보다 월등하다
6. 부패할 수 없는 자연 본성은 최고선인 하느님이고 부패하는 자연 본성도 어떤 선이다
7. 이성을 갖춘 영들의 부패는 자의적이거나 죄벌이거나 둘 중 하나다
8. 하위 사물들의 부패와 소멸도 전체의 아름다움에 이바지한다
9. 죄짓는 자연 본성에 가해지는 죄벌은 올바른 질서를 위해 설정되었다
10. 자연 본성이 부패함은 무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11. 무엇도 하느님을 해치지 못하며 다른 자연 본성은 하느님의 허용하에서만 해를 입는다
12. 큰 선이든 작은 선이든 모든 선은 하느님에 의해서 존재한다
13. 크든 작든 모든 선은 각각 하느님으로부터 존재한다
14. 작은 선들이 큰 선에 비해서 상반되는 이름으로 불리기는 한다
15. 비록 작지만 원숭이의 몸에도 아름다움의 선이 있다
16. 사물에 있는 결핍도 하느님 안에서 온당한 기능을 가진다
17. 자연 본성이 자연 본성인 한 어느 것도 나쁘지 않다
18. 무형한 질료로서 고대인들이 hyle라고 부르는 것도 악이 아니다
19. 참으로 존재함, 그것이 하느님의 고유한 본성이다
20. 고통 역시 선한 자연 본성에만 존재한다
21. 크든 작든 모든 존재는 일정한 척도를 갖추고 있다
22. 하느님께도 어느 면에서 정도가 서술된다
23. ‘나쁜 정도’나 ‘나쁜 형상’이나 ‘나쁜 질서’라는 말을 하는 근거
24. 하느님이 불변하는 분임을 성경이 증언한다. 하느님의 아들은 창조되지 않고 나신 분이다
25.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복음 구절이 간혹 오해를 야기한다
26. 피조물들은 무에서 만들어졌다
27. ‘하느님에게서’라는 말과 ‘하느님께로부터’라는 말이 같은 뜻이 아니다
28. 죄악은 하느님에게서 유래하지 않고 죄짓는 자들의 의지에서 유래한다
29. 우리 죄악이 하느님을 오염시키지 못한다
30. 미소하고 지상적인 선도 하느님께로부터 존재한다
31. 죄를 벌하고 용서하는 일은 하느님의 소관이다
32. 자신과 타자를 해치는 능력도 하느님께로부터 온다
33. 하느님이 악한 천사들을 창조하지 않았고 그들이 죄를 지어 악한 천사가 되었다
34. 죄는 나쁜 자연 본성을 욕구하는 데 있지 않고 더 좋은 자연 본성을 유기하는 데 있다
35. 아담에게 금지된 나무는 나빠서가 아니라 하느님께 복종함이 사람에게 좋기 때문이었다
36. 하느님의 어느 피조물도 악하지 않으며 피조물을 악용함이 악이다
37. 죄짓는 사람들의 악도 하느님은 선용하신다
38. 악인들을 괴롭히는 영원한 불이 나쁜 것은 아니다
39. 영원한 불이라고 함은 하느님처럼 영원하기 때문이 아니고 끝이 없기 때문이다
40. 아무도 하느님께 악을 행하지 못하고, 하느님의 의로운 배려 없이는 타자에게도 악을 행하지 못한다
41. 마니교도들은 악의 자연 본성에 많은 선을 부여하고 선의 자연 본성에 많은 악을 부여한다
42. 하느님의 자연 본성에 관한 마니교도들의 모독
43. 마니교도들은 악과 혼합되기 전에도 하느님의 본성에 많은 악을 부여하고 있다
44. 하느님에 관해서 마니카이우스는 믿기지 않을 만큼 추루한 생각들을 해냈다
45. 마니교도들을 두고 들려오는 가증할 추태들도 근거 없이 생겨난 것은 아니다
46. 『기조 서간』에 담긴 불측한 교설
47. 마니교는 황당한 추행을 강요한다
48. 마니교도들의 개심을 위하여 기도하다
재론고
인명 색인
작품 색인
성경 색인
Author
아우구스티누스,성염
북아프리카 타가스테에서 태어났다(354년). 어머니 모니카는 독실한 그리스도인이었으나, ‘지혜에 대한 사랑’(철학)에 매료된(373년) 청년 아우구스티누스는 진리를 찾아 끊임없이 방황하는 삶을 살았다. 한때 마니교와 회의주의에 빠지기도 했던 그는 밀라노의 수사학 교수로 임명되면서 출셋길에 올랐다(384년). 밀라노에서 접한 신플라톤 철학, 암브로시우스 주교의 설교, 수도생활에 관한 증언 등을 통해 그리스도교에 눈을 뜨기 시작했으나, 머리로 이해한 그리스도교 진리를 아직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엉거주춤 망설이며 살아가다가, 마침내 바오로 서간을 ‘집어서 읽으면서’(Tolle! Lege!) 회심하였고(386년), 행복한 눈물 속에 세례를 받았다(387년). 교수직과 재산을 미련 없이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소박한 수행의 삶을 엮어 가던 그는 뜻하지 않게 히포 교구의 사제(391년)와 주교(395년)로 서품되었고, 40년 가까이 사목자요 수도승으로 하느님과 교회를 섬기다가 석 달 남짓한 투병 끝에 일흔여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430년). 『고백록』Confessiones을 비롯한 수많은 저술(책, 서간, 설교)과 극적이고 치열한 삶은 그리스도교 철학과 신학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교부들 가운데 우뚝 솟은 큰 산인 아우구스티누스는, 그리스 철학 체계 속에 그리스도교 진리를 깔끔하게 정리해 냄으로써 ‘서양의 스승’이라고도 불린다.
북아프리카 타가스테에서 태어났다(354년). 어머니 모니카는 독실한 그리스도인이었으나, ‘지혜에 대한 사랑’(철학)에 매료된(373년) 청년 아우구스티누스는 진리를 찾아 끊임없이 방황하는 삶을 살았다. 한때 마니교와 회의주의에 빠지기도 했던 그는 밀라노의 수사학 교수로 임명되면서 출셋길에 올랐다(384년). 밀라노에서 접한 신플라톤 철학, 암브로시우스 주교의 설교, 수도생활에 관한 증언 등을 통해 그리스도교에 눈을 뜨기 시작했으나, 머리로 이해한 그리스도교 진리를 아직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엉거주춤 망설이며 살아가다가, 마침내 바오로 서간을 ‘집어서 읽으면서’(Tolle! Lege!) 회심하였고(386년), 행복한 눈물 속에 세례를 받았다(387년). 교수직과 재산을 미련 없이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소박한 수행의 삶을 엮어 가던 그는 뜻하지 않게 히포 교구의 사제(391년)와 주교(395년)로 서품되었고, 40년 가까이 사목자요 수도승으로 하느님과 교회를 섬기다가 석 달 남짓한 투병 끝에 일흔여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430년). 『고백록』Confessiones을 비롯한 수많은 저술(책, 서간, 설교)과 극적이고 치열한 삶은 그리스도교 철학과 신학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교부들 가운데 우뚝 솟은 큰 산인 아우구스티누스는, 그리스 철학 체계 속에 그리스도교 진리를 깔끔하게 정리해 냄으로써 ‘서양의 스승’이라고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