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관이란 어쩔 수 없이 인간관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며 결국 신학은 인간학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 우리의 신학하기는 신론에서부터가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한 진솔한 주제파악, 즉 인간론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신학이 인간학일 수밖에 없는 것은 그래서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희망이다.
별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 명제가 오늘날 우리 상황에서 오히려 절실히 새삼스러운 것은, 신학이 곧 인간학이라는 사실을 잊고 숨기느라 자기절대화의 욕망을 되돌아볼 줄도, 넘어설 줄도 몰랐던 그간의 역사 때문이다. 이 공공연한 비밀을 폭로하기 위해 이 책은 인간의 자기확인을 향한 끝없는 사상적 포장으로 이루어진 서양 철학과 이의 종교적 증폭(자기절대화)을 암암리에 부추겨 온 그리스도교 신학이 서로 밀고 당기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그 역사적 흐름을 욽어내는 방식을 취한다. 철학을 신학으로 읽어내고 신학을 철학으로 읽어내는 극진한 작업을 통해 우리를 오래 짓눌렀던 교조의 강박으로부터 벗어날 신선한 가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Contents
I. "참"이란 무엇인가?
1. 만물의 뿌리는 있음인가 없음인가?: 고대 형이상학과 신학의 자리 깔기
2. 뿌리로 이어지는 길이 생각인가 믿음인가? : 중세 형이상학과 신학의 몸 만들기
II. "참"은 어떻게 알려지는가?
3. 있음/없음의 물음은 앎/모름과 뗄 수 없어:근세 전기 인식론과 신학의 되돌아보기
4. 비로소 있음과 앎을 엮어 체계를 이루며:근세후기 형이상학과 신학의 가지 뻗기
III. "참"은 도대체 왜 참인가?
5. 체계를 벗어나 죽음과 얽힌 삶을 살아가며: 실존철학적 반동과 신학의 제자리 찾기
6. 그런 삶의 현실을 몸으로 겪어내며: 유물론적 비판과 신학의 음모 까발리기
7. 그럼에도 "참"과 삶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해석학적 반성과 신학의 주제 파악하기
7.<부록>있음과 말함: 하이데거가 읊조리는 참됨의 생김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