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신을 피할 수 없다. 중국문학, 아니 중국문화 전반에 걸쳐 노신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너무나 크고 견고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노신이 중국문화를 지탱하는 든든한 지주이자 코드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중국 학술계에서 노신에 관한 한 가장 탁월한 연구자로 손꼽히는 이 책의 저자 임현치의 정확하고 진솔한 서술 속에 그 핵심을 꿰뚫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념과 가치의 충돌,혼란 속에서 노신이 끝까지 놓지 않았던 것은 추상적인 구호와 주장들에 묻혀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중국 민중의 현실, 절실한 ‘삶’이었다. 민중을 기만하는 모든 장치와 권력은 그의 투쟁의 대상이었다. 노신이 죽고 난 다음, 문학혁명 이래 처음으로 모든 중국문단의 잡지들이 추도호를 발행하였고, 생전의 그의 주장에 따른 형태로 문학계의 통일전선이 형성되었다.
이 책은 웅대하게 펼쳐지는 노신의 파란만장한 삶을 180여 컷에 이르는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소개하므로 생생한 이해를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