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 전이와 글쓰기 교육

우리가 지식을 형성하는 토대는 삶의 경험이다. 삶의 경험은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아닌 우리가 보고, 그렇게 생각한 세상을 대상으로 한다. 인간은 세상에 대한 추상 작용으로 지식을 구성하는 것이다. 지식 구성의 범위를 개인에서 사회로 확대하면 개인과 개인 간, 맥락과 맥락 간, 상황과 상황 간에는 사이, 간극이 생긴다. 인간은 개인의 특성, 상황, 맥락에 따라 세상을 주관적, 복합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생성된 지식, 표현 방식, 결과물은 완전히 동일할 수 없다. 따라서 쓰기와 관련된 문제를 동일하게 보고 심지어 형성될 의미를 동일하게 보는 단일한 방식의 쓰기 교육은 접근성과 전이성의 관점에서 새롭게 보아야 한다.

쓰기 교육은 학생이 미래 지향적인 맥락에서 글쓰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자 설계된다. 쓰기 능력을 인간이면 누구나 가져야 할 능력이라고 규정하면, 동일성을 전제하고 접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쓰기 능력이라는 말 자체가 개인 간 사이, 간극을 전제한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동일성보다는 비동일성을 토대로 하되, 접근성과 전이성을 모색하는 쓰기 교육이 타당할 것이다. 쓰기는 ‘한 편의 글’이라는 결과물을 생성한다. 이 결과물은 우리가 하는 행동의 영향을 받은 것이고, 행동은 사고 작용에 기인한 것이다. 필자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쓰기 능력의 접근성과 전이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고차원적 사고 작용을 할 수 있다면 맥락과 상황을 고려한 행동이 유발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 작용과 행동은 맥락과 상황이 고려된 글을 생산할 가능성을 높여 준다.

이 책에서는 쓰기 교육은 접근성과 전이성을 구체적으로 담보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리고 학생이 쓰기 능력을 새로운 맥락에 맞게 적용하는 기제를 쓰기 전이로 보고 쓰기 전이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논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