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주관성에 바탕을 둔 화법 교육

화법은 국어 교육에서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데에서 중요하다. 화법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의미를 주고받으며 서로 영향을 미치는 관계 형성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성인들의 말하기를 보면 자기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자기의 의사를 표현했다고 하지만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인 말하기를 하여 인간관계가 깨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은 성인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말하기 상황을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자기 입장에서만 말하여 결국에는 인간관계 형성에 문제가 생긴 사람은 말하기를 제대로 했다고 볼 수 없다. 우리는 혼자 의사소통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사회적 존재이며 사람들과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하면서 살아간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소통하는 데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말하기는 진정한 말하기, 곧 의사소통이 잘 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동안 학교에서는 제1차 교육과정부터 국어 교육에서 말하기·듣기 영역을 설정하여 꾸준히 교육해 왔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실제로 성인이 되어서 말하기를 힘들어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이것은 그동안 화법 교육이 수사학이나 인지심리학에 영향을 받아 화자 중심의 일방적인 화법 교육에 치중하였고, 말하기를 화자의 인지 측면에서만 과정 중심으로 접근하여 ‘내용 선정·내용 조직’에만 많은 부분을 할애하였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화법 교육은 인간관계 형성이나 삶의 질 향상이라는 화법 고유의 특징을 소홀히 한 부분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상호주관성에 바탕을 둔 화법 교육의 목표를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의 내용을 선정하고 그에 대한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