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인 숲 속에 빨간 모자를 쓴 아이가 놀러 옵니다. 아이는 깜빡하고 모자를 두고 집에 갑니다. 어느새 숲에는 밤이 찾아오고, 주인 잃은 모자 곁으로 누군가 하나씩 찾아옵니다. 부스럭부스럭, 털썩! 반짝반짝, 쑤욱. 다람쥐, 부엉이, 반딧불이, 두더지, 뱀, 여우……. 모두 모자 곁으로 와서 살짝 주인 행세를 하고 갑니다. 동물들이 모두 잠자러 가면 풀벌레 소리도 잦아들고, 멀리서 동이 터 옵니다. 햇살에 모든 것이 반짝이는 아침, 아이는 헐레벌떡 숲 속으로 돌아와 모자를 찾아갑니다. 신인 작가 유우정의 《숲 속의 모자》는 반복적인 구조 속에 미묘한 시간의 변화와 수수께끼를 푸는 듯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