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뒤흔든 위대한 사상가 칼 마르크스,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정과 사회적 고민을 같이 나눈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후일 세계의 역사를 바꾸게 되는 『공산주의 선언』을 이 유명한 구절로 시작했다. 그 당시 유럽에 공산주의 사상이 이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자본가들이 이를 막연히 두려워하고 있으나, 막상 그 실체가 불분명함을 뜻한다. 이에 두 사람은 공산주의라는 사상의 명확한 정체를 세상에 드러내어 단순히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을 넘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위해 이 글을 쓴다고 밝힌다. 따라서 『공산주의 선언』은 마르크스와 엥겔스 특유의 단호하고도 가차 없는 비판들로 이루어진 말 그대로의 선언문이며, 당시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사회의 불균형적인 비틀림을 바로잡고자 한 두 사람의 의도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국가들이 자멸하고 만 21세기에 왜 『공산주의 선언』을 읽어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당시 그 실체가 모호했던 공산주의처럼, 오늘날에도 『공산주의 선언』은 지난한 역사 속에서 본래 지니고 있던 의도와 다른 왜곡된 모습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실패한 사회주의 국가가 보여준 현실적인 모습과,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추구했던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과는 무척이나 거리가 있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당대의 사상가였던 마르크스와 엥겔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공산주의 선언』을 쓰게 만들었던 또 다른 저자, 당시의 역사와 사회를 두루두루 살피고 설명하여, 『공산주의 선언』의 요체를 낱낱이 파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