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의 시대는 인간의 경험, 감각마저 불신의 영역에 속하게 된 의심의 시대였다. 데카르트는 특히 모든 것을 철저하게 회의한 사람이었다. 환멸의 상처를 품고 성숙한 근대인들 가운데 데카르트가 이루어 낸 선구적 업적은 그가 이 환멸을 인간의 조건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로 밀고 나갔다는 점, 그리고 인간이 입은 이 우주론적 모욕을 오히려 명실상부한 인간의 시대를 여는 계기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데카르트의 첫 저작인 『방법서설』을 비롯하여 『성찰』『세계 및 빛에 대한 논고』등을 고루고루 건드리며 데카르트가 걸어간 과정의 요점들을 날카롭게 끄집어 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현대를 사는 현대인 또한, 경험과 감각을 중시했던 중세 사람들처럼 맹목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계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Contents
머리말_정신의 내공이 증강되는 의심의 책
프롤로그_[방법서설] . '인간의 시대'를 연 책
1. 의심, 세계에서 인간으로
의심
데카르트, 운명을 점지받다
추측과 아집의 모래 위에 세워진 학문의 세계
세계에서 인간으로
2. 내 이야기로서의 철학
자서전이냐 철학책이냐
나 홀로 책 읽기 : 개인의 등장
우화: 자유롭고 평등한 이성에 대한 호소
자기 훈련을 위해 쓰고, 자기 훈련의 매뉴얼로서 읽히다
3. 방법으로 통일되는 학문의 나무
방법 : 내 눈에 있는 들보 걷어 내기
정신의 네 가지 병과 치료법
연역과 귀납 : 거미의 방법과 꿀벌의 방법
데카르트의 진리 탐구 '방법'
방법과 학문의 나무
오늘날의 과학과 데카르트의 방법
4. 수학적 정신이 그린 세계라는 우화
만물에 목적이 있다고?
x,y,z의 좌표축으로 이루어진 세계
자연의 수학화와 세계라는 우화
5. 우화에서 진리로
과장되고 방법적인 의심
'사물의 첫 얼굴'을 괄호 치고
형이상학적 의심의 터널 속으로
의심에서 확신으로
6. 데카르트 이후 - 새로운 신화가 된 이성
질량 없는 생각이 온 세상을 바꾸기까지
합리성의 결과 : 계몽인가 야만인가
오디세우스의 모험
손익계산 : 상처뿐인 승리?
다시 코키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