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도와줘요!"
“난 내일 일하러 가야 해. 그러니 제발 잠 좀 자게 당신이 애 데리고 다른 방으로 가.”
"어젠 왜 그렇게 늦었어요?"
"상사가 함께 마작을 하자고 해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가 없었어. 일일이 참견하지 마."
육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 겪는 여성의 고통은 ‘맘고리즘(Mom+Algorithm)’이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기-승-전-육아로 귀결된 아내의 삶에 남편은 배려가 없고, 눈치가 없고, 관심이 없다. 맞벌이 부부로 생활하면서도 “육아휴직? 그럼 당신이 먹여 살릴 거야?”라고 말하며 육아는 아내의 일이라 주장하는 남편이 있는가 하면, 억울한 마음으로 커리어를 포기하고 전업주부가 된 아내에게 “아이랑 놀기만 하고 좋겠네”라고 빈정대는 남편도 드물지 않다. 보다 이기적인 남편은 경제력을 과시하며 “나만큼만 벌어 오면 집안일 할게”라며 아내를 무시하기도 한다. 베네세(Benesse) 차세대 육성 연구소에 따르면 ‘배우자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느낀다'고 대답한 아내의 비율은 출산 후 급격히 떨어진다. 임신기에는 아내의 74.3퍼센트가 그렇다고 응답했지만 아이가 태어난 후엔 45.5퍼센트, 아이가 만 1세 때는 36.8퍼센트까지 감소했다(2006~2009년 종단 조사).
청년 고용, 여성 노동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며 『르포 아이를 낳지 않게 하는 사회』, 『르포 보육 붕괴』를 집필한 저널리스트 고바야시 미키는 워킹맘, 전업주부, 중년 여성 등 남편에게 살의를 느끼는 아내 14인을 심층 취재했다. 저자는 그녀들의 삶을 찬찬히 되짚으며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피해망상에서 비롯된 비윤리적 희망사항이 아님을 설명하고, 독박 육아 및 독박 가사를 피할 수 없는 일·가정 양립의 현주소를 구석구석 조명한다. 또한 아내에게 생명을 위협받지 않기 위한 남편의 행동 지침을 제시하고, 행복의 기초가 되는 가정을 바로 세우기 위한 사회의 의식 변화,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
삐걱거리는 부부 관계의 원인을 단순히 성격 차이로 분석하며 정신 수행을 강요하는 기존 도서들과 달리 북폴리오 신간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에서 저자는 권위주의 사회가 묵인하고 조장하는 아내의 희생을 면면이 살피며 문제의 근본 원인은 구시대적 성 역할 의식과 그에 따른 남녀 노동 환경의 격차임을 강조한다.
Contents
들어가는 말
1장. 육아라는 시련! 그렇게 애정은 살의로 변한다
1화. 육아휴직이라는 함정 / 회사원(38세)
2화. 딱히 나쁜 점이 없는 남편 / 시스템 엔지니어(41세)
3화. 거실에 감도는 살기 / 회사원(45세)
2장.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면 지옥의 문이 열린다! 전업주부의 저주받은 일상
1화. 경력이 단절된 아내의 한 / 대기업 관리직(46세)
2화. 딸의 병으로 시작된 위기 / 시간제 근로자(46세)
3화. 꿈만 좇는 남편과의 전쟁 / 전업주부(39세)
4화. 2세대 주택이라는 감옥 / 전업주부(34세)
5화. 명품족 주부의 가면 속 모습 / 전업주부(39세)
6화. 아이를 원하는 아내와 원하지 않는 남편 / 전업주부(47세), 정규직 사원(35세)
3장. 더 이상 남편 따위 필요 없다! 베이비 붐 세대 아내들의 뼈에 사무친 원한
1화. 클럽 활동 과부의 한탄 / 교사(40대)
2화. 차선으로 선택한 남자와의 결혼 / 간호사(58세)
3화. 어느 아내가 감행한 40년 만의 복수 / 전업주부(70세)
4화. 베이비 붐 세대 아내의 우울증 / 전업주부(68세)
5화. ‘아내에게 빌붙어 사는 남편’의 말로 / 미용사(65세)
4장. 남편이 살아갈 길?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들의 현실과 이상
5장. 이혼하는 것보다 낫다? 그래서 아내는 남편이 죽기를 바란다
맺는 말
Author
고바야시 미키,박재영
1975년 일본 이바라키(茨城) 현에서 태어났다. 고베 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후 주식 신문사, 마이니치 신문사의 [이코노미스트] 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는 프리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청년 고용, 결혼, 출산 및 육아로 말미암은 부당 해고 등의 사회문제를 주로 취재하며 글을 쓰고 있다. 2013년 빈곤 저널리즘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르포 아이를 낳지 않게 하는 사회』, 『르포 보육 붕괴』 등이 있다
1975년 일본 이바라키(茨城) 현에서 태어났다. 고베 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후 주식 신문사, 마이니치 신문사의 [이코노미스트] 편집부 기자를 거쳐 현재는 프리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청년 고용, 결혼, 출산 및 육아로 말미암은 부당 해고 등의 사회문제를 주로 취재하며 글을 쓰고 있다. 2013년 빈곤 저널리즘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르포 아이를 낳지 않게 하는 사회』, 『르포 보육 붕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