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을 막는 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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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1/08/27
Pages/Weight/Size 132*225*20mm
ISBN 9788937463877
Categories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Description
프랑스 현대 문학에서 독보적 위상 차지하는 마르그리트 뒤라스
태평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식민지 시대 가난과 고통, 사랑

뛰어난 예술성과 경이로운 언어 구사로 독보적인 문학 세계를 창조해 낸, 현대 프랑스 문학의 대표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태평양을 막는 제방』이 민음사세계문학전집 387번으로 출간되었다. 1950년에 발표한 이 작품은 『철면피들』(1943)로 인상적인 데뷔를 한 뒤라스가 세 번째로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다. 공쿠르 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이 작품은 르네 클레망에 의해 「해벽(This Angry Age)」(1958)이란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작품 속 내용이 사실을 왜곡했다며 격노한 어머니와 결별하게 된 이유가 되기도 한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작가 스스로 “두 책은 한 몸”이라고 고백할 만큼 자전적 요소와 주제에서 『연인』(1984)과 같은 뿌리를 가진다. “열여덟 살에 나는 이미 늙어 있었다.”라고 고백한 『연인』의 ‘나’와 『태평양을 막는 제방』의 쉬잔은 청춘기에 사랑과 절망을 동시에 경험한 작가 뒤라스의 분신들이라 할 것이다.

쉬잔은 캄보디아 남중국해 캄 평야의 불하지에서 한때 교사였던 어머니, 오빠 조제프와 가난하게 살아간다. 아버지 없이 가족을 건사하던 어머니는 돈을 끌어모아 식민지를 지배하는 은행 토지국으로부터 땅을 샀고,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그 땅으로 밀려 들어오는 바닷물을 막기 위해 제방을 쌓느라 가진 돈을 모두 탕진한다. 조제프는 쉬잔이 숨을 쉴 수 있게 해 주는 유일한 존재이지만, 망상에 사로잡힌 어머니로부터 남매는 자유로울 수 없다. 어느 날 부유한 조 씨가 쉬잔에게 반해 구애하며 물질 공세를 퍼붓더니 급기야 다이아몬드 반지를 내미는데, 가족은 반지를 팔기 위해 시내로 간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의 지리적 배경은 뒤라스가 유년기를 보낸 인도차이나이다. 이전 소설인 『철면피들』과 『평온한 삶』에서도 애증으로 뒤엉킨 가족의 가난과 권태가 담겨 있지만 이 책에서는 그 모든 이야기가 가장 명료하게 드러나 있다. 뒤라스는 생전 마지막으로 출간된 일종의 문학적 유서라 할 수 있는 『이게 다예요』에서 지금껏 쓴 책 중 어느 책이 제일 좋으냐는 얀 앙드레아의 질문에 『태평양을 막는 제방』을 꼽았다. 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어린 시절.”
Contents
1부 9
2부 171

작품 해설 371
작가 연보 390
Author
마르그리트 뒤라스,윤진
본명 마르그리트 도나디외Marguerite Donnadieu. 1914년,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인도차이나의 도시 지아딘에서 태어났다. 1921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프랑스어 교사인 어머니의 인사이동에 따라 두 오빠와 함께 동남아시아 곳곳으로 이사를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32년 프랑스로 귀국해 소르본대학에서 수학, 정치학과 법학을 공부하고 1943년 첫 소설 『철면피들』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이차대전중에는 훗날 프랑스의 대통령이 될 프랑수아 미테랑과 함께 레지스탕스로서 활동하고, 종전 후에도 알제리전쟁 반대운동과 68혁명에 참여하는 등 프랑스 현대사의 현장에 직접 나섰다. 정치적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으로 그는 『모데라토 칸타빌레』(1958), 『여름 저녁 열시 반』(1960), 『롤 V. 슈타인의 황홀』(1964), 『부영사』(1966) 등을 비롯한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힌다.

독특한 문학적 색채로 인해 ‘누보로망’ 계열의 작가로 거론되기도 하였지만, 뒤라스 자신은 어떤 갈래에도 속하기를 거부한 채 특유의 반복과 비정형적인 문장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자신만의 글쓰기를 모색해갔다. 뒤라스가 1982년 발표한 『죽음의 병』은 그의 연인 얀 앙드레아와의 사랑을 바탕으로 구체화된 작품으로, 후대 비평가들이 ‘얀 앙드레아 연작’ 혹은 ‘대서양 연작’으로 분류하는 작품의 원형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은 부재와 사랑, 고통과 기다림, 글쓰기와 광기, 여성성과 동성애의 기이한 결합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변주를 보여준다. “누보로망의 시대에서 결국 살아남을 단 하나의 작가는 뒤라스”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는 당대의 문학사적 흐름에서 비껴가면서도 절대 빛바래지 않는 독자적인 작품들을 발표했다.

뒤라스는 문학의 범주를 넘어 영화계에도 분명한 발자취를 남겼다. 영화 [히로시마 내 사랑](1960)의 시나리오를 시작으로 뒤라스는 소설과 영화를 가로지르는 독보적인 작업을 펼쳐나간다. 1975년에는 자신의 소설 『부영사』를 각색한 영화 [인디아 송]으로 칸영화제 예술·비평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한다.

1984년에는 어린 시절 인도차이나에서의 시간을 바탕으로 쓴 소설 『연인』이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한다. 반세기에 걸쳐 문학과 영화, 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칠십 편에 달하는 작품을 발표,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한 그는 마지막 몇 년간의 글을 모은 『이게 다예요』(1995)로 마침표를 찍고 1996년 3월 3일, 파리의 자택에서 세상을 뜬다.
본명 마르그리트 도나디외Marguerite Donnadieu. 1914년,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인도차이나의 도시 지아딘에서 태어났다. 1921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프랑스어 교사인 어머니의 인사이동에 따라 두 오빠와 함께 동남아시아 곳곳으로 이사를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32년 프랑스로 귀국해 소르본대학에서 수학, 정치학과 법학을 공부하고 1943년 첫 소설 『철면피들』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이차대전중에는 훗날 프랑스의 대통령이 될 프랑수아 미테랑과 함께 레지스탕스로서 활동하고, 종전 후에도 알제리전쟁 반대운동과 68혁명에 참여하는 등 프랑스 현대사의 현장에 직접 나섰다. 정치적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으로 그는 『모데라토 칸타빌레』(1958), 『여름 저녁 열시 반』(1960), 『롤 V. 슈타인의 황홀』(1964), 『부영사』(1966) 등을 비롯한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힌다.

독특한 문학적 색채로 인해 ‘누보로망’ 계열의 작가로 거론되기도 하였지만, 뒤라스 자신은 어떤 갈래에도 속하기를 거부한 채 특유의 반복과 비정형적인 문장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자신만의 글쓰기를 모색해갔다. 뒤라스가 1982년 발표한 『죽음의 병』은 그의 연인 얀 앙드레아와의 사랑을 바탕으로 구체화된 작품으로, 후대 비평가들이 ‘얀 앙드레아 연작’ 혹은 ‘대서양 연작’으로 분류하는 작품의 원형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은 부재와 사랑, 고통과 기다림, 글쓰기와 광기, 여성성과 동성애의 기이한 결합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변주를 보여준다. “누보로망의 시대에서 결국 살아남을 단 하나의 작가는 뒤라스”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는 당대의 문학사적 흐름에서 비껴가면서도 절대 빛바래지 않는 독자적인 작품들을 발표했다.

뒤라스는 문학의 범주를 넘어 영화계에도 분명한 발자취를 남겼다. 영화 [히로시마 내 사랑](1960)의 시나리오를 시작으로 뒤라스는 소설과 영화를 가로지르는 독보적인 작업을 펼쳐나간다. 1975년에는 자신의 소설 『부영사』를 각색한 영화 [인디아 송]으로 칸영화제 예술·비평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한다.

1984년에는 어린 시절 인도차이나에서의 시간을 바탕으로 쓴 소설 『연인』이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한다. 반세기에 걸쳐 문학과 영화, 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칠십 편에 달하는 작품을 발표,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한 그는 마지막 몇 년간의 글을 모은 『이게 다예요』(1995)로 마침표를 찍고 1996년 3월 3일, 파리의 자택에서 세상을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