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는 아직 논리학의 시대가 열리지 않았을 때 논리학을 정교히 다듬었으며, 소쉬르에 앞서 언어와 다른 기호 체계의 관계 연구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또 실용주의를 체계적으로 완성했으며, 칸트의 12범주를 새롭게 정리했고, 데리다는 퍼스에게서 역동적 기호 개념을 끌어가기도 했다. 퍼스는 철학, 심리학, 수학, 언어학, 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대한 공헌을 했지만, 광범위한 업적 때문에 오히려 평가는 뒤늦게야 이루어졌고, 지금도 파편적으로만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기호학의 권위자 김성도 교수는 퍼스 사상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퍼스 연구의 불모지와도 같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60여 쪽의 퍼스 해제와 함께 기호학자로서의 퍼스 이해에 핵심적인 글들을 선별하여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