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칼럼 「대학을 떠나며」를 발표하며 정규직 교수를 사직해 화제를 일으켰던 사회학자 조형근의 저서 『나는 글을 쓸 때만 정의롭다』가 출간되었다. 대학을 떠난 이후 3년여 동안 ‘동네 사회학자’로 활동하며 고민한 바를 담았다. 그사이 우리 사회는 조국 사태, 코로나19 대유행, 대통령 선거 등 큰 사건들을 겪으며 균열과 갈등으로 나아갔다. ‘촛불정부’는 불평등과 약자 문제에 제대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세상을 바꾼 줄 알았던 촛불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대학은 점차 진리의 보루라는 권위를 잃어가고 있으며, 세대와 젠더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위기에 봉착한 듯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성찰은 무엇인가.
한때 세상을 바꾸려 했으나 어느새 ‘기득권’이 되어버린 진보 지식인 엘리트의 자화상을 돌아보는 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86세대’로 불리는 진보진영의 주역들은 20대 시절 독재와 자본에 맞서 세상을 바꾸려고 투쟁했지만, 민주화가 정착해가는 과정에서 투쟁을 경쟁으로 대체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불평등 재생산에 앞장선 것이다. 이는 오늘날 세대갈등과 진보-보수 지형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 책에서 86세대, 진보, 남성, 엘리트, 지식인인 자신을 먼저 성찰하고자 한다. 유독 글을 쓸 때만 정의로워진다는 저자의 자기반성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Contents
프롤로그
1부 대학과 지식인, 그리고 청년
신화시대의 대학에 바치는 뒤늦은 진혼곡
지식인의 죽음: 때늦은 슬픔, 돌아갈 현장
대학을 떠난 공부: 영리의 윤리를 찾아서
‘20대 남성의 보수화’와 86세대의 책임
청년세대에게 고하는 안녕
투쟁에서 경쟁으로 달려온 86세대의 학형에게
2부 민주주의 리부트?
세월호, 붕괴하는 사회의 징후일까?
합리적 보수는 언제 올까: 한국 우파의 혁신 가능성에 대한 탐색
사당동, 철거 이후의 그 가족과 나
민주주의의 친밀한 적
선을 지키는 사람들, 선 너머의 사람들
3부 간단하지 않은 대안
유토피아, 좋은 꿈을 꾸는 좋은 방법
행복경제학, 그리고 그 너머
사회적인 것의 복원, 그 너머
민중과 소수자 사이에서: 교차성을 넘어
Author
조형근
사회학자. 경제사회학을 공부했고 일제시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한국 대학과 지식생산 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절감하며 2019년 사직했다. 파주 교하 협동조합 서점과 지역연구소 ‘소셜랩 접경지대’에 근거지를 두고 집필과 강연에 전념하고 있다. 『한겨레』 ‘조형근의 낮은 목소리’ 등을 기고한다. 공저로 『섬을 탈출하는 방법』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을 향하여』 『좌우파 사전』 『근대주체와 식민지 규율권력』 등이 있다.
사회학자. 경제사회학을 공부했고 일제시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한국 대학과 지식생산 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절감하며 2019년 사직했다. 파주 교하 협동조합 서점과 지역연구소 ‘소셜랩 접경지대’에 근거지를 두고 집필과 강연에 전념하고 있다. 『한겨레』 ‘조형근의 낮은 목소리’ 등을 기고한다. 공저로 『섬을 탈출하는 방법』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을 향하여』 『좌우파 사전』 『근대주체와 식민지 규율권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