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 흐름과 쟁점, 그리고 확장』은 고대부터 중세,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 과학철학의 흐름과 쟁점, 그리고 다양하게 응용되어 전개되고 있는 관련 논의를 소개하는 책이다. 19명의 과학철학 전공 학자들이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과학철학 전반을 소개하기 위해 4년여에 걸쳐 기획하고 집필에 참여했다.
과학철학은 과학에 대한 반성의 학문이다. 즉, 어느 시대의 과학철학은 그 이전 시대 과학에 대한 반성을 계기로 시작되었고 그후 수많은 논쟁을 거치면서 다양한 지식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과학철학의 근본적 의의는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만들어냈다는 데 있기보다 그 사실을 만들어낸 사고방식이 그 시대와 어울리면서 풍부하고 다채로운 철학적 사유를 내놓았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우리는 과학철학을 통해 이 시대의 정치·사회적 변화를 읽는 눈을 얻게 되었다.
과학이 순풍에 돛 단 듯 전진하면서 학자들이 자신들의 필수 덕목에서 윤리를 지워버렸던 20세기의 역사는, 작게는 과학논문 조작에서부터 크게는 원폭 투하까지 비극적 결말을 예견하게 했다. 앞으로 과학철학은 첨단기술과 인권의 문제를 비롯한 과학기술윤리 부문에 더욱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이 과학철학의 소명에 관하여 경고와 우려를 던지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