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전지구화에 따라 위기를 맞은 민족문화와 `국학`의 새로운 방향을 탐색하려 한다. 오랫동안 국학연구에 몰두해온 저자 특유의 찬찬한 어법과 해박한 지식이 돋보이는 이 책에서, 새로운 시대에 대한 대응책으로 강조되는 것은 오늘의 시대에 대한 세계사적 인식과 동아시아적 안목이며, 이 둘은 조선 후기에 태동한 `실학`의 기름진 토양으로부터 얻어질 수 있다고 본다. 실학과 그 핵심적 명제인 `실사구시`는 그래서 특정 시대 특정 학풍을 가리키는 역사적 개념인 동시에 한국학의 방법론이자, 오늘의 현실에 대처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함의들을 던져주는 현존적 의의를 갖는 것으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