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오스

라틴아메리카 '붐' 소설의 선구자이자 은둔의 작가로 유명한 후안 까를로스 오네띠의 장편소설 『아디오스』. 이 작품은 짧고 단순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소설문법을 창조해냈다는 평을 받는 작품인 동시에, 소설문법뿐 아니라 소설 자체, 텍스트와 독자의 관계, 기존의 독법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 문제작이다.

한때 농구선수로 스포츠신문의 톱을 장식했던 퇴역 스타가 결핵에 걸려 산중의 요양도시로 찾아든다. 호텔에 머무는 그에게 두 여성으로부터 온 편지가 번갈아 날아들면서, 이 우편물을 받아 그에게 전하는 가게 주인 '나'는 두 여자와 그의 관계를 궁금해한다. 어느 날 나이든 여자와 어리다 할 만큼 젊은 여자가 그 도시에 나타난다. 가게 주인과 주변인물들은 두 여자와 그의 관계를 두고 온갖 상상을 하고, 어린 여자와 관계를 가진 듯한 그를 비난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가게 주인은 그에게 전하지 않은 편지를 통해 이 관계의 진실을 알게 된다.

결말에서 밝혀지는 사실을 알게 되는 그 순간, 독자들 모두는 이제까지 읽어온 이야기의 의미를 잃고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이 소설의 묘미는 여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