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비얀 빌딩으로 유명한 작가 알라 알아스와니의 또 다른 역작이다. 현대 이집트 문학을 대표하는 알라 알아스와니는 자신의 삶의 경험을 버무려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낸다.
야쿠비얀 빌딩이 작가가 치과 의사로서 개인 병원을 열었던 카이로 시내의 건물 이름이었고, 시카고는 작가가 유학하여 치의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일리노이 대학교가 소재한 미국의 도시이다. 자신의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시카고는 시카고의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유학하는 이집트 학생들과 이집트계 교수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국 이집트를 떠나 문화가 생소한, 어쩌면 모든 면에서 대척점에 있는 미국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이지만, 이 소설에서는 이집트인이 미국에서 겪는 문화.사고방식의 차이나 괴리감,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과 고국에 대한 향수 등 일반적인 소재가 중심이 아니다. 등장인물들과 이집트의 정치, 사회, 문화 등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기회의 땅이라는 미국에서도 고국의 체제에 항거하고 반대하다가 탄압의 대상이 된 자도 있고, 독재 정권에 아부하여 개인적 출세와 영달을 추구하는 자도 있다. 실천하는 지식인 알라 알아스와니는 이집트에서 30년간 독재해 온 무라바크 전 대통령을 퇴진시키려는 국민 운동인 '카파야' 운동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작품 속에도 이러한 비판 의식을 그대로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