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과 횡단

한국 번역문학의 형성과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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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17/11/15
Pages/Weight/Size 148*216*40mm
ISBN 9788932318707
Categories 인문 > 독서/비평
Description
근대 한국의 번역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번역문학 연구를 언어 횡단적 문화 현상으로 탐구한 문제적 역작!

16명의 학자들이 참여해 이뤄낸 번역문학 연구의 획기적인 전환점

번역문학은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에 결정적이었지만 그것에 대한 연구는 한국 근대문학 연구의 변방이나 외부에만 머물러왔다. 실제로 의식적?무의식적인 번역 활동 없이는 한국 근대문학이 존립할 수 없었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면서도 번역문학 연구가 부재했던 것은, 개인이 자신의 동일성을 뒤흔드는 이질적인 것에 대해 느끼듯, 번역(문학)이 환유하는 외래적인 것에 맞선 심리적 저항과 거부감이 작용했던 탓이다.

한국 근대문학 연구는 ‘한국문학(Korean Literature)’이라는 다소 상대적인 개념보다 ‘국문학(National Literature)’이라는 특권적 위상에 갇혀왔다. ‘한국문학’이 나름대로 상대화와 객관화가 가능한 개념이라면, ‘국문학’은 그렇지 않다. ‘한국문학’이 최소한 다른 민족/국민문학이나 세계문학과 비교할 수 있는 개념이라면, ‘국문학’은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들다. 바로 이 점이 한국의 문학계에서 비교문학이나 비교문화의 수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 결과 한국 근대문학 연구는 한편으로는 외래적인 것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저항적이든 독재적이든 민족주의적 특권의식으로, 민족이라는 자기동일적 환상 위에서 구축되어왔다. 이러한 환상 속에서 번역문학과 번역문학 연구의 위치는 주변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의 문학 연구가 지배적일 때, 번역문학 연구는 원본의 아우라를 모사하는 처지를 벗어날 수 없고, 아무리 우수한 번역가라 해도 원본의 창조성과 아우라에 다가갈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바로 여기에서 원본과 모방, 창작과 번역의 위계 구조가 생겨난다. ‘내부’로부터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는 근대 국민/민족문학 연구에 비해 늘 ‘외부’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번역문학 연구는 근대문학 연구에서 배제되거나 부정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원본과 모사, 창조와 모방, 직역과 의역 등과 같이 우열을 전제하는 번역론에서 벗어나 번역문학 연구를 하나의 체계로서, 하나의 장으로서, 그리고 언어 횡단적 문화 현상으로 탐구한 역작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타자의 자기화가 자기의 타자화와 쌍방향적이지 못할 때 그것은 닫힌 번역 연구가 되고 말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 막기 위해선 언어적 횡단을 넘어선 언어적 환대(linguistic hospitality)가 요구되는데, 그러한 요구에 걸맞게 번역문학을 받아들이는 주체와 그 형성 과정의 다면적 층위를 섬세하고 깊이 있게 천착하는 이 책은 번역문학 연구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키는 동시에 그 연구에 새롭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Contents
여는 글
시뮬라크르로서의 번역과 근대 번역문학 연구서│김용규

1부|문화 번역과 근대 번역/문학의 위치
1장 ‘번역문학’의 정치성에 관한 고찰 - 직역과 의역의 이분법을 넘어서│조재룡
2장 번역문학 연구의 동아시아적 의의와 방법론│박진영
3장 근대의 지식 체계와 문학의 위치│이재봉
4장 문화 번역과 ‘정(情)’의 고고학 - 이광수의 「문학이란 何오」의 한 읽기│김용규
5장 한?중?일 번역 개념의 비교 고찰│이영훈

2부|번역의 정치와 동아시아의 역로(譯路)
1장 근대 동아시아의 문체(文體)?신체(身體)?정체(政體), 조소앙(趙素昻)의 『동유약초(東遊略抄)』의
경우 - 일본 유학, 망국, 중국행의 지적?문체적 여정│황호덕
2장 번역 서사의 정치성과 탈정치성 - 『비스마룩구淸話』의 중역(重譯) 양상을 중심으로│손성준
3장 근대 계몽기 국문 번역과 동문(同文)의 미디어 - 『20세기의 괴물 제국주의』 한?중 번역│임상석
4장 (번)중역의 가능성 혹은 불가능성 - 김억의 『잃어진 眞珠』(1924)에 대하여│구인모
5장 알퐁스 도데와 불평등한 세계문학│박진영

3부|번역장과 복수의 주체
1장 재외의 한국문학 번역장과 『향기로운 봄(Printemps parfume)』 - 홍종우, 로니 그리고 19세기 말
프랑스 문단│장정아 ? 389
2장 보들레르 수용의 초기 현황(1916~1940)│김준현
3장 판식의 증언 - 『텬로력뎡』 번역과 19세기 말 조선어문의 전통들│장문석
4장 한 개신교 선교사의 독서 체험과 문화 번역 - 『유몽천자』 소재 영미 문학 번역물의 존재 방식에
대하여│이상현?하상복
5장 게일과 조선예수교서회(1922~1927) - ‘구제’로서의 번역과 한국어?문학의 근대성│로스 킹

나가는 글
1장 ‘번역문학’이라는 불가능성의 가능성 - 개념 정의에 대한 고찰을 중심으로│조재룡
2장 번역 연구라는 시좌(視座)의 보람│구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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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김용규,이상현,서민정,구인모